거부 넉달만에…의원 20여명, 오늘 조계사 법회 참석 예정 불교계가 한나라당 인사들의 사찰 출입을 사실상 허용했다. 지난 연말 한나라당이 예산안 강행 처리 와중에 템플스테이 예산을 삭감하자 여권과의 소통을 거부하겠다고 선언한 지 넉 달 남짓 만이다.
한나라당 불자회장인 이인기 의원은 18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19일 아침 조계사에서 열리는 법회에 한나라당 의원 20여명이 참석하기로 했다”며 “다음달 초파일을 앞두고 불교계가 화합의 정신을 발휘해줬고 우리도 내일 겸허한 마음으로 경청하겠다”고 말했다. 법회엔 이 회장을 비롯해 국회 정각회 회장인 최병국 의원과 김무성 원내대표, 서병수 최고위원, 조윤선 의원 등이 참석해 108배를 할 예정이다.
양쪽은 지난달 말부터 여러 경로를 통해 ‘화해’를 모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조계종 총무원은 템플스테이 예산 삭감 뒤 각 사찰에 걸었던 ‘정부·여당인사의 출입을 금한다’는 펼침막을 최근 내렸다. 또 초파일 봉축 지침에 ‘정치인의 개인적인 신행활동은 허용한다’는 내용을 넣었다. 조계종 내부적으로는 정부·여당과의 관계 악화 탓에 각 지방 사찰이 어려움을 호소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인기 의원은 “직접 조계종 스님들과 대면해 사찰 출입문제를 논의한 것은 아니지만 여러 다양한 채널로 소통을 트려고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조계종 관계자는 “정치인들의 진정성이 중요하다”며 “총무원이 정치인 사찰 출입 허용에 대해 아직 공식 결정을 내린 것은 아니다. 스님들과 불자들의 의견을 살펴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성연철 조현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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