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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심정 뉴스

게일 목사의 한국문화 사랑

등록 2013-02-13 19:17

조선을 동양의 그리스로 평한 선교사 게일

게일 목사 초상화 사진  연동교회 제공

  100여년 전 북미에서 온 선교사들에게 조선인은 미개인이나 식인종처럼 묘사됐다. 그때 한국 문화의 진수를 간파해 이를 서양에 소개하고, 토착적 기독교를 한국에 심어주기 위해 애썼던 선교사가 있었다. 제임스 스카스 게일(한국명 기일·1863~1937) 목사다. 그의 탄생 150돌을 맞아 조명 작업이 활발하다.

 최근 <한국 고전번역가의 초상, 게일의 고전학 담론과 고소설 번역의 지평>(소명출판 펴냄)을 출간한 이상현 부산대 인문한국(HK)연구교수는 “게일은 한국인보다 먼저 한국어를 연구한 한국어학자이자 고전번역가였으며, 서구가 아닌 한국의 시선에서 한국학을 개척한 학자였다”고 평했다.

 캐나다 토론토대학을 졸업하고 기독청년회(YMCA)파송 선교사로 25살에 한국에 와 서울 종로5가 연동교회 초대 목사를 지낸 게일은 언어와 문학에 천재성을 한국어를 빠르게 익혀 성서를 한글로 번역한 데 이어 한국 최초의 한영사전을 만들고 <천로역정>과 찬송가를 우리말로 번역했다. ‘갓(god)’을 ‘하나님’이란 표기로 정리한 것도 그였다. 그는 또 <구운몽>, <심청전>, <홍길동전>, 조선 시대 야담집 <천예록> 등을 영어로 번역해 런던에서 발간했다.

 “조선은 실로 동양의 희랍(그리스)이라고 말하고픈 나라로, 일찍이 고대 유사 이래 온갖 문화를 창조했으며 세계에서 으뜸가는 바가 있었습니다. 우선 문학의 측면에서 보자면 서양을 떠들썩하게 했던 셰익스피어는 지금으로부터 300여년 전, 조선으로  말하자면 임진란 이후의 인물이지만, 조선에는 이미 그보다도 1천여 년 전 신라 최고운(최치원)의 문학이 당나라에 들어와 측천무후를 놀라게 하지 않았습니까. 고구려 광개토왕 비문과 같은 것은 그 웅도거업(雄圖巨業)은 접어두더라도, 단순히 문장 그것만 놓고 보더라도 천고의 걸작이며 게다가 그것은 실로 기원후 414년이라는 고대의 것에 속합니다. 그 사상, 그 문물제도에서 보아도 조선과 같이 발달한 곳은  없었습니다.”

 한국 고전에 매료된 그는 조선을 동양의 그리스로 칭송했다. 게일 목사는 고려의 문신 이규보를 좋아해 그의 무덤까지 찾아갔고, 40년의 한국생활을 접고 떠날 때 <동국이상국집>을 갖고 갔다고 전한다.

 오는 17일 연동교회에서는 게일 탄생 150돌 기념 예배와 게일학술연구원 개원발기 대회가 열린다. 또 이날 연동교회 안에 마련된 게일목사기념관이 개관하며 게일의 연구 활동을 조명한 논문집도 발간된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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