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방한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집전하는 18일 명동대성당 미사에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교황방한준비위원회 대변인 허영엽 신부는 13일 “대통령의 명동대성당 미사 참석이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명동대성당에서 봉헌될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엔 사회적 약자를 대표하는 위안부할머니와 쌍용차 해고자, 용산 참사현장과 강정마을, 밀양 송전탑 피해 주민들 각각 3명씩이 초청됐다. 이 미사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을 떠나기 전 마지막에 봉헌하는 것이어서 약자들을 위해 교황이 발언할 가능성이 가장 높을 것으로 점쳐졌다.
이에 대해 한 가톨릭 신부는 “국가 공권력의 희생자들에 대한 가해자격인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함으로써 사회적 약자들을 특별히 초청해 배려한다는 애초 취지가 퇴색될 것이 우려된다”며 “대통령의 참석이 외부에 알려질 경우 적지않은 반발이 예상돼 내부에서 입단속을 시켰다”고 말했다.
허 신부는 이와 관련해 “종교의식인 미사이니만큼 대통령이 연설을 하는 것도 아니고, 조용히 참석만 하고 갈 것”이라며 “대통령이 참석한다고 해서 미사 분위기가 한쪽으로 쏠리는 일이야 있겠느냐”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14일 오전 프란치스코 교황을 서울공항에서 직접 영접하기로 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오후엔 청와대에서 교황 공식 환영식을 열고 면담을 가진 뒤 공동 연설을 할 예정이다.
한편 교황과 같은 수도회인 예수회 한국관구는 13일 발표한 메시지에서 “교황은 세상 모든 사람들이 가난한 이와 사회적 약자에 대한 특별한 관심을 갖도록 초대하고 구조적 사회악과 생명경시 문화를 거부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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