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민 스님, 미산 스님 등 불교계 힐링멘토들이 직접 외국인들에게까지 명상을 가르치는 종합힐링센터인 ‘문경세계명상마을’이 경북 문경 봉암사 앞에 내년 말 문을 연다.
문경세계명상마을은 봉암사와 조계종 선승들의 모임인 선원수좌회가 함께 건립한다. 봉암사는 1947년 성철, 청담, 자운, 월산, 혜암, 성수, 법전 스님 등이 ‘불법대로만 살자’고 단행해 선풍을 진작시킨 ‘봉암사 결사’의 산실이다. 연중 산문을 폐쇄하고 100여명의 선승이 참선하는, 조계종 유일한 종립특별수도원이기도 하다.
은둔해 참선만 하던 선승들이 뒤늦게 대중들과 만나기 위한 사업에 나선 셈이다. 대표적인 선승인 봉암사 수좌 적명 스님과 석종사 선원장 혜국 스님이 대표를, 전국수좌회 공동대표인 의정 스님이 추진위원장을 맡았다. 혜국 스님과 의정 스님 등 대표단은 올해 초 한국의 선(禪)을 대중적으로 잘 전할 수 있는 요람을 건설하기 위해 프랑스, 아일랜드, 영국, 미국, 일본 등 5개국 수행도량 30여곳을 둘러보기도 했다.
추진위는 최근 설계안을 확정했다. 한국, 미국, 영국, 일본 등 4개국 건축가팀이 지원한 국제건축설계지명 공모에서는 미국 자연주의 건축가 토머스 한라한의 작품이 당선됐다. 한라한은 원불교의 미주 본부 격인 뉴욕주 원다르마센터도 설계한 바 있다. 추진위는 “그의 설계안이 수행 편리성과 친환경성, 에너지 생산 및 효율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밝혔다.
문경세계명상마을은 3개의 선방과 웰컴센터(사무동), 숙소동, 다도실, 무문관 및 쿠티(토굴), 정원 등 최대 3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려진다. 선방은 초심자들을 위한 하선방(50명 수용)과, 중간과정인 중선방(150명 수용), 최고 수준의 상선방·지도자 과정(각 50명 수용) 등 수준별 3개 섹션으로 조성되며 특히 무문관과 쿠티를 15개씩 배치해 개인 수행을 할 수 있도록 한다.
혜국 스님은 “세계적인 명상센터들도 필적할 수 없는 희양산과 봉암사의 산세와 융합하기엔 설계작이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좀더 보완해 세계인들의 정신적인 의지처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의정 스님도 “참선으로 현대인들이 앓고 있는 몸과 마음의 병을 치유하는 센터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센터 건립 실무를 맡은 박희승 사업단장은 “문경세계명상마을은 화두 참선을 기본으로 하되 명상과 치유, 요가 프로그램을 병행할 예정”이라며 “혜민 스님과 미산 스님 등이 영어로 직접 프로그램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또 문경시 고윤환 시장은 “정토회 3곳 수련원도 문경으로 모으기로 해 문경세계명상마을이 들어서면 문경이 명상수련의 메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강원도 평창 월정사는 월정사 아래 16만여㎡에 20여개 동의 자연명상마을을 지어 평창겨울올림픽을 앞두고 올해 말 개원할 예정이다. 최대 226명 수용 규모인 이 마을은 조정래 소설가가 촌장으로 이끌게 된다. 또 참불선원(선원장·각산스님)도 경북 영천 330만㎡에 세계명상총림원 설립을 추진중이다. 그동안 대중과 유리된 채 선수행에만 열중해온 선불교계가 대중화에 눈을 뜨며, 명상센터 건립붐으로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