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계의 유엔’격인 세계교회협의회 (WCC) 제10차 총회가 30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된다. 열흘 일정이다.
국내 개신교 사상 최대규모의 국제행사인 이번 대회엔 해외 공식대표 2800명을 비롯 국내외에서 8500여명이 참가한다.
1,2차 대전 비극에 대한 반성으로 기독교적 해법을 찾기 위해 1948년 출범한 WCC는 현재 140여 개국 349개 교단이 회원이다. 개신교단과 정교회, 성공회 등 이 교단 소속 신자는 5억7천만명에 이른다. 국내에선 예수교장로회 통합과 감리회, 기독교장로회, 대한성공회가 가입돼 있다.
이 교단 지도자들은 7년마다 한번씩 총회를 열어 5대양 6대주의 전통과 문화에 기초한 신앙고백을 나누면서, 급변하는 세계 속에서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어떻게 시대에 응답할 지 치열한 토론을 벌인다.
아시아에선 1961년 인도 뉴델리에 이어 두번째로 열리는 부산총회에선 ‘생명의 하나님, 우리를 정의와 평화로 이끄소서’를 주제로 예배와 기도회, 성경공부, 주제별 회의, 21개 좌담회, 88개 워크숍, 전시회 등이 펼쳐진다.
교회의 일치와 선교 문제를 다루는 에큐메니칼 좌담은 △한반도 문제 △중동 평화 △생명과 정의와 평화를 향한 도덕적 분별 △인간 안보 △교회 안의 여자와 남자공동체 △아동 권익을 위한 연대활동 △기후변화와 생태 정의 등 21개 세부 주제를 논의한다.
부산 총회는 다음 달 8일 폐막에 앞서 10차 총회 선언서를 채택할 예정이다. 선언서에는 21세기 세계선교 신선언, 한반도 평화, 중동평화, 환경 등에 관한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또 참석자들은 에큐메니칼 순례의 일환으로 경주의 불교문화와 안동 유교문화, 제주의 역사 현장, 광주의 민주화 투쟁 현장, 한반도의 분단 현장인 임진각과 도라산 등을 방문하게 된다.
이번 대회엔 2011년 노벨평화상 수상자 레이마 보위 아프리카 평화재단 대표, 조셉 마르 시리아 정교회 총대주교, 영국성공회 저스틴 웰비 대주교, 인도네시아 이슬람교 대표 딘 시얌수딘 박사, 에티오피아 정교회 수장 아부네 마티아스 총대주교 등이 참석한다. 로마가톨릭에서도 쿠르트 코흐 추기경 등 사제 30여명이 도착했고, 일본 불교를 대표하는 세계적 조직 리쏘 코세카이 야수타카 와타나베 대표도 초청됐다.
WCC 부산총회 대표대회장인 김삼환 명성교회 목사는 “이번 총회는 세계교회로부터 겸허히 배우면서도, 한국의 민주주의와 경제 발전, 교회 성장을 세계 교회에 보여주고, 함께 미래로 향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역대 총회에서는 주최국의 국가원수가 예외 없이 참석해 축하연설을 해 박근혜 대통령도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보수교단연합체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WCC부산총회 개막일에 부산에서 항의집회를 열고 행사장까지 ‘WCC’반대 시위를 벌일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