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최초의 가톨릭 사제 김대건 신부(1821~1846)를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그가 어떤 일을 했는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김대건 신부 탄생 200돌을 앞두고 생활성서사가 <성 김대건 바로 알기>(김정수 지음)와 <성 김대건 바로 살기>를 동시 출간한 이유다.
<성 김대건 바로 알기>는 연대기 형식으로 김 신부의 행적을 둘러싼 역사적 사실과 함께 신앙의 의미를 소개한다. 조선 말기 혹독한 박해 속에 소년 김대건이 조선을 떠나 당시 동서양의 각축장이던 마카오에서 신학과 서양 학문을 배우고, 세계사적 사건을 직접 체험하면서 세계인으로 성장한 뒤 귀국해 1년의 사목 활동을 하던 중 26세의 젊은 나이로 순교한 일대기다. 이 책에는 김 신부가 자신이 경험한 모든 것을 글로 남겨 당시 조선과 국제 정세, 훈춘을 비롯한 만주 지역의 지리와 풍습 등을 후세에 전하고, 파리 외방전교회 리부아 신부에게 서한을 보내 조선에서 유행했던 천연두 예방법에 관한 정보를 요청하기도 하는 등 지식인의 역할을 했던 모습이 담겨 있다.
<성 김대건 바로 살기>는 묵상기도서다. 이 책은 소외, 불평등, 차별 속에서 희생과 헌신을 보여준 삶의 중요 장면 26가지를 주제별로 한 주씩 묵상하며 김 신부를 만나도록 구성돼 있다. ‘인생이라는 바다에서 만나는 어려움 중에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두려움은 나의 삶과 신앙을 어떻게 방해하고, 나는 그 두려움을 어떻게 극복하였나요?’ 김 신부가 선교사들의 입국로를 개척하기 위해 서해를 오가며 폭풍우 속에 있는 장면에서 묵상할 내용이다.
‘예수님도 김대건 신부도 고통과 죽음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온전히 겪으십니다. 내가 살아오면서 마주했던 고통 앞에 나의 모습은 어떠했나요? 예수님은 내가 어떠한 방식으로 고통을 대면하고 어떻게 그것을 극복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시나요?’ 이는 옥중에서 문초를 당하면서도 회유와 위협에 굴하지 않는 장면에서 묵상할 대목이다.
전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는 “박해와 죽음의 두려움 앞에 한 치의 망설임이 없었던 성인의 생애는 지금 우리의 신앙과 삶을 돌아보게 한다”며 “어쩌면 우리는 지금 처해 있는 어려움을 핑계 삼아 우리 손으로 하느님과의 사이에 벽을 쌓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성 김대건 묵상’을 권고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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