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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심정 조현이만난사람

예수천국 불신지옥? 사랑은 어디에

등록 2008-12-03 13:43

‘예수 없는 예수교회’ 책 펴낸 한완상 전 부총리

30년 만에 교회 독선·배타 재비판

“역사적 예수 봐야 열린 평화 가능”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양심적 지식인으로 꼽히는 한완상(72·사진) 박사가 이번엔 <예수 없는 예수교회>(김영사 펴냄)를 통해 교회를 향해 목소리를 냈다. 서울대 문리대 교수, 한국방송통신대와 상지대 총장, 부총리 겸 통일원 장관,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대한적십자사 총재 등 다양한 공직을 거쳤던 그는 2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출간 기념 간담회에선 ‘교회 장로’로서 나섰다.

 

“한국 기독교의 모든 문제의 본질은 ‘역사적인 예수’가 없다는 점이다. 갈릴리에서 활동하던 예수는 없다. 주일마다 교회에서 신앙을 고백하는 사도신경을 보라. 동정녀 마리아에게 나시고, 본디오 빌라도에게 고난을 받으사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시고…. 태어나자마자 죽는다. 살아가는 얘기가 없다. 만약 역사적 예수를 통해 예수가 어떻게 살았는지를 안다면 오늘날 한국 교회가 이렇게까지 되지는 았을 것이다.”

 

한 박사는 “기독교가 세계 대제국이던 로마, 그것도 유일한 신으로 군림한 로마 황제에 의해 ‘하나의 제국에 하나의 교회만 군림’하게 된 뒤 지배 이념으로 고착된 교리만이 예수를 대신하게 됐다”고 말했다.

 

<민중과 지식인> 등 대표적인 사회과학서의 저자이기도 한 그가 교회 비판 책을 쓴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무려 30년 전인 1978년 <저 낮은 곳을 향하여>에서도 교회를 깨운 적이 있다. 그가 기독교를 접한 것은 어머니 뱃속에서였다. 그의 어머니는 그를 임신한 지 6개월 만에 큰 화상을 입어 목숨이 경각에 이르렀는데, ‘예수를 믿으라’는 권유를 받고, ‘내가 나으면 예수를 믿겠다’고 약속했다고 한다. 그의 어머니는 극적으로 회생했고, 기독교인이 되었고, 훗날 그가 신학대에 가서 목사가 되기를 바랐다. 그런 어머니의 영향 때문인지 한 박사는 비록 목사가 되지는 않았지만 평생 ‘진짜 예수’와 ‘제대로 된 교회와 신앙인’을 위한 여정을 그치지 않았다. 그는 87년엔 서강대 길희성 명예교수 등과 함께 목사와 교회 건물, 교단 등 세 가지가 없는 새길교회를 세워 예수의 ‘하나님 나라 운동’ 실험을 해오고 있다.

 

그가 말만이 아니라 교회 현장에서 운동에 나선 것은 ‘하나님 나라가 구름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억울한 이, 고통받는 이가 없이 온전한 인간으로 대접 받는 새질서 운동’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예수의 산상수훈을 보세요. 돈 많고, 권세 있는 사람이 복 받는다고 했나요. 아닙니다. 가난하고, 온유하고, 핍박 받는 사람, 평화를 만드는 사람이 복을 받는다고 했지요. 예수님 자신도 기적을 행사하는 신적인 능력으로 세상적인 권세를 얻고 승리하기를 바라는 이들의 바람과 달리 그런 유혹을 물리치고 철저히 사랑을 실천하다 죽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그는 “이웃 종교에 배타적인 기독교는 전혀 예수 그리스도의 뜻이 아니다”라고 본다. 역사적 예수를 제대로 들여다본다면 열린 자세와 철저한 평화의 정신이 불을 보듯 명확해진다는 것이다.

 

글·사진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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