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변화를 두려워한다. 하지만 변화 없이 생성될 수 있는 것이 있단 말인가? 자연이 변화보다 더 소중히 여기는 것이 있을까? 변화보다 자연의 고유한 특질이 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장작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지 않게 한 채 온수 목욕을 할 수 있을까? 식량에 아무 변화가 없는 상태로 영양을 섭취할 수 있는가? 변화 없이 어떤 유용한 일이 달성된다는 것이 가능할까? 당신 자신의 변화 역시 같은 질서에 속한 것이며 자연에 필요한 것이라는 사실을 이제 알겠느냐?
명상록<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지음, 이덕형 옮김, 문예출판사 펴냄)에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121~80)=로마 제국의 제16대 황제이자 5현제의 마지막 황제로, 스토아파의 철학자이기도 했다. 조부로부터 엄격한 교육을 받았으며, M.C. 프론토, M.아티쿠스 등을 스승으로 삼았따.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뜻에 따라 안토니누스피우스 황제의 양자가 되고 145년 황제의 딸과 결혼했으며, 161년 로마 황제로 즉위했다.
그의 통치기는 전란과 전염병이 잇따라 발생하는 등 경제적, 군사적으로 어려운 시기였다. 도나우 강 쪽에서는 마르코만니족과 쿠아디족이 자주 침입해 이를 방비해야했고, 제국은 페스트로 피폐해졌으며, 게르만족과의 전쟁에 시달려야 했다.
아우렐리우스는 공정하고 깨끗한 정치를 추구했지만 스토아적 위치에서 그리스도교도를 박해했으며, 발칸 북방의 시리아와 이집트 등을 순방하던 중 병으로 죽었다.
이 <명상록>은 진영에서 집필한 것으로, 스토아적 철인으로서, 또 격무에 시달리는 황제로서의 인간 아우렐리우스의 고뇌가 잘 드러나 있다. 경건에 대해 논하고 우주의 이성에 따르는 것을 군주의 이상으로 삼고 있는, 엄격하고도 사색적인 성격의 책으로 시대와 장소를 뛰어넘어 철학적 가르침을 주었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