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가 수제자인 안회를 제(齊)나라 군주와 정치적 시국에 관해 토론하러 보내면서 얼굴에 근심이 서렸다. 스승의 안식을 살피던 제자 자공(子貢)이 그 까닭을 물었다. 공자가 자공을 보며 대답했다. "옛날 제나라의 재상 관중'(管仲)의 글 중에 “褚小者不可以懷大(저소자불가이회대·주머니가 작으면 큰 것을 넣을 수 없고) 綆短者不可以汲深(경단자불가이급심·두레박 줄이 짧으면 깊은 우물물을 길을 수 없다)라고 했는데 내가 걱정하는 것은 제나라 군주에게 성왕의 도(道)를 말해봐야 이해할 수가 없을뿐더러 만약에 엉뚱한 의심까지 하게 된다면 안회(顔回)가 곤욕을 치르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이니라.”
픽사베이
이것은 중국 송나라의 사상가였던 장자(莊子)의 지락(至樂)' 편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자기의 두레박줄이 짧디짧은 건 모르고 오히려 우물 물이 깊다고 탓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자신의 부족함보다는 그저 환경 탓하거나 남 탓을 하는 경우를 봅니다. 얕은 물은 잔돌만 만나도 소란스럽고 빈 수레는 조금만 끌어도 요란스러운 법입니다. 물이 깊어야 큰 배를 띄울 수 있듯이 포용과 관용의 크기가 제법 되어야 포용하고 이해할 수 있으며 더 큰 지혜를 배울 수 있습니다. 무언가가 잘 풀리면 자기가 잘나서 된 것으로 알고 안 되면 선무당이 장구 탓하듯이 남을 탓하고 환경을 탓하지 말고 일을 마주할 때 자신의 능력을 가늠하는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글 문병하 목사(양주 덕정감리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