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영국인과 프랑스인을 비교하는 글에서 봤다. 마차가 절벽옆길을 가다가 기우뚱 했을때다. 영국인들은 근엄하게 있는데, 프랑스인들은 촐싹댔다. 그런데 마차가 절벽을 무사히 통과해 안전해진 후였다. 영국인들은 그제사 몸살을 앓았다. 그러나 절벽길에서 두려워떨던 프랑스인들은 이제 평안하게 놀고떠들더라는 것이다. 통상 절벽에서도 촐싹대지않고 견디는 영국인들이 프랑스인들보다 나은듯이 묘사돼 있다. 그런데 상담을 공부해보니, 그것도 아니란 생각이 든다.
어떤 일을 하기 전에 심하게 불안해하고 안달복달하면 주위에서는 왜 그렇게 쓸데없는 걱정을 하느냐느니, 기도하고 믿음을 가지라느니 하는 충고를 한다. 마치 자신은 그렇게 사는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심리치료에서는 반대로 말한다. 실컷 걱정하고, 실컷 안달복달하라고 한다. 그래야 그 이후 담대해진다고 한다.
전설적인 복서인 록키 마르시아노는 시합전 락카에서 울었다고 한다. 무서워서 울었다는 것이다. 그리곤 정작 링에서는 사자처럼 싸위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주님께서 수난의 길을 의연히 가실수 있었던것은 게세마니 동산에서 밤새 우셨기 때문이다. 불안이건 분노건 우울이건 실컷 하고 나면 속이 편해진다.
주님 앞에서, 성모님 앞에서 홀로 기도할때는 의연한척 하지않고 힘들면 힘들다고 하고, 눈물이 나면 울어도 된다.
글 홍성남 신부/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