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과의 ‘갈등 봉합’ 하루 만인 24일, 당 사무처 격려 방문과 대학생 현장간담회 등에 나섰다. 여당 대표로서 당무를 돌보는 데 건재함을 알리고, ‘민생’ 행보로 윤 대통령과의 갈등 여진을 잠재우려는 모양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를 돌며 사무처 직원들을 격려했다. 직원들은 웃으며 “한동훈 파이팅!”을 외쳤고, 사진을 찍는 이들도 있었다. 사무처 방문은 애초 전날로 잡혀 있었지만, 윤 대통령과 함께 한 충남 서천 화재 현장 방문으로 이날로 미뤄졌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후 대학생 50여명과 현장간담회도 했다. 서울 동작구 숭실대에서 열린 행사에서 한 위원장은 고도성장기였던 자신의 청년기를 언급하며 “영원히 계속될 것 같던 고도성장이 끝난 지금, 많은 청년 여러분이 훨씬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인생을 준비해야 하는 걸 알고 있다”며 “더불어민주당 운동권 세력은 저한테 운동권 정치인에게 죄송한 마음을 가지라고 하는데, 저는 그분들한텐 죄송한 마음이 전혀 없다. 그렇지만 지금 청년 여러분께는 죄송한 마음이 실제로 매우 크다”고 말했다.
앞서 문재인 정부 인사인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지난 18일 한 위원장에게 ‘본인 출세를 위해 고시 공부를 한 거니, 동시대 학교에 다니며 민주화 운동을 한 친구·선후배에게 미안해하라’고 했었다. 이에 한 위원장은 22일 “그런 식의 도덕적 훈계를 들을 이유 없다”고 한 데 이어, 이날도 재차 반박에 나선 것이다.
‘일상 회복’을 강조하듯, 한 위원장은 민주당 비판도 이어갔다. 그는 간담회 뒤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가 공천 심사 때 ‘5대 혐오 범죄’(성범죄·음주운전·직장갑질·학교폭력·증오발언)를 검증하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 “희한하게도 (이재명 대표는) 5대 기준에 하나도 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정확하게 이 대표만 거기 걸리지 않게 여러 가지 고려해서 (기준을) 만든 것 같다. 재판과 수사를 계속 받고 있고, 전과가 여러 개 있지 않으냐”며 “그런 기준을 만든 데 국민이 공감하시겠느냐”고 되물었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