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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사견 ‘삼순이’이 뜬장 벗어나던 날…새 삶 찾은 200마리 개

등록 2023-03-08 15:18수정 2023-03-09 10:48

[애니멀피플]
한국 HSI, 충남 식용견 농장 폐쇄…국내 18번째
70대 농장주, 지원받아 농작물 재배 방향 틀어
동물보호단체 한국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이 3월7일부터 9일까지 충남 아산의 한 개농장을 폐쇄하고 200여 마리 개를 구조한다. 도사믹스견 ‘삼순이’와 뜬장에서 태어난 강아지들. 한국 HSI 제공
동물보호단체 한국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이 3월7일부터 9일까지 충남 아산의 한 개농장을 폐쇄하고 200여 마리 개를 구조한다. 도사믹스견 ‘삼순이’와 뜬장에서 태어난 강아지들. 한국 HSI 제공

도사믹스견 ‘삼순이’는 개농장의 뜬장에서 세 마리의 새끼를 낳았다. 까만 주둥이, 동그랗고 반짝이는 두 눈, 촉촉한 코, 태어난 지 몇 개월 되지 않은 강아지들은 여느 반려견과 다를 바 없이 귀엽고 사랑스럽다. 그러나 우리가 흔히 ‘식용견’이라 알고 있는 이 도사견들은 얼마 전까지 개고기가 될 운명이었다.

최근 삼순이와 강아지들 그리고 개농장의 200마리 개들에게 새로운 삶의 기회가 열렸다. 동물보호단체 한국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HSI)이 3월7일부터 9일까지 충남 아산의 한 개농장을 폐쇄하고 도살 위기에 처했던 개들을 구조한다. 이 단체는 2015년부터 ‘변화를 위한 모델(Models For Change)’ 캠페인을 통해 농장주들의 전업을 유도하며 개농장을 폐쇄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가 국내 18번째 개농장 폐쇄다.

7일 충남 아산 개농장에서 한국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 이상경 팀장이 개들을 뜬장에서 이동시키고 있다. 한국 HSI 제공
7일 충남 아산 개농장에서 한국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 이상경 팀장이 개들을 뜬장에서 이동시키고 있다. 한국 HSI 제공

캐서린 폴락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 부대표가 개농장에서 태어난 어린 강아지를 구조하고 있다. 한국 HSI 제공
캐서린 폴락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 부대표가 개농장에서 태어난 어린 강아지를 구조하고 있다. 한국 HSI 제공

이번 아산 농장에서 구조된 개들은 미국의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 보호소로 이동해 충분한 휴식과 안정을 취한 뒤 새 가족을 찾는 입양 절차를 거치게 된다. 지난 7일 오전 7시부터 시작된 첫날 구조를 통해 총 45마리가 출국했고, 8일 51마리, 9일엔 61마리가 이동해 총 157여 마리가 ‘제 2의 견생’을 찾아 나선다. 나머지 40여 마리는 올해 안에 순차적으로 출국한다. 어미 개 삼순이도 8일 미국으로 떠난다.

첫날 구조는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 제프리 플로큰 글로벌 대표와 인도, 캐나다 등에서 온 활동가 20여 명의 협업으로 진행됐다. 플로큰 대표는 “한국의 개농장 방문은 처음인데 굉장히 큰 규모에 놀랐다. 열악한 환경에 있는 개들을 보니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한편, 다행히 모두 구조해 새 가족을 만날 희망이 열려 기쁘다”고 말했다.

이번 아산 농장에서 구조된 개들은 미국의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 보호소로 이동해 충분한 휴식과 안정을 취한 뒤 새 가족을 찾는 입양 절차를 거치게 된다. 한국 HSI 제공
이번 아산 농장에서 구조된 개들은 미국의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 보호소로 이동해 충분한 휴식과 안정을 취한 뒤 새 가족을 찾는 입양 절차를 거치게 된다. 한국 HSI 제공

삼순이는 8일 오후 개농장에서 구조된 50여 마리 개들과 함께 미국으로 출발한다. 한국 HSI 제공
삼순이는 8일 오후 개농장에서 구조된 50여 마리 개들과 함께 미국으로 출발한다. 한국 HSI 제공

이날 현장에는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도 봉사자로 참여했다. 남 의원은 이날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 활동가들과 함께 구조활동에 참여하며 마지막까지 현장에 남아 당일 출국하지 못하는 어린 강아지들의 위탁처 이동을 도왔다.

남 의원은 “개농장의 개들이 뜬장에 살며 음식물쓰레기를 먹으며 산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직접 눈으로 보니 더 처참한 상황이다. 현행법을 위반하고 있는 개고기 산업을 엄격히 다루는 것과 동시에 정부는 하루 빨리 개 식용 종식의 시기, 절차와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 의원은 국회 의원연구단체인 ‘동물복지국회포럼’ 소속으로 그동안 동물대체시험법 제정 등에 힘써왔다.

7일 충남 아산 개농장에서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제프리 플로큰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 대표를 도와 켄넬을 옮기고 있다. 남인순 의원실 제공
7일 충남 아산 개농장에서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제프리 플로큰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 대표를 도와 켄넬을 옮기고 있다. 남인순 의원실 제공

약 27년간 개농장을 운영해온 농장주는 추후 배추 농장으로 전업을 고려하고 있다. 한국 HSI 제공
약 27년간 개농장을 운영해온 농장주는 추후 배추 농장으로 전업을 고려하고 있다. 한국 HSI 제공

해당 개농장을 약 27년간 운영해온 농장주 양아무개(73)씨는 단체의 지원을 받아 농작물 재배로 사업을 전환할 예정이다. 양씨는 “개식용 산업은 앞으로 미래가 불투명하다. 이번 기회에 개농장을 그만두고 앞으로 배추 농장을 하며 주변을 돕고 싶다”면서 “개들이 이제 좋은 환경에서 살게 된다고 하니 기쁘고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전했다.

한국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 이상경 팀장은 “구조견들은 지금까지 좁은 뜬장에서 여러 신체적, 정신적 상처를 입었지만 앞으로 충분한 사랑과 보살핌으로 반려견으로서의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양씨와 같은 농장주들의 사례는 개 식용 종식의 상징적 변화”라고 밝혔다.

지난해 단체가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5%는 개 식용 경험이 없거나 앞으로도 먹지 않겠다고 답했다. 한국 HSI 제공
지난해 단체가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5%는 개 식용 경험이 없거나 앞으로도 먹지 않겠다고 답했다. 한국 HSI 제공

정부는 2021년 12월 개 식용 종식을 위해 ‘개 식용 문제 논의를 위한 위원회’를 조직했으나 별다른 결론을 내지 못하고 지난해 7월 논의 기한을 무기한 연장했다. 한편 지난해 10월 이 단체가 벌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5%가 개 식용 경험이 없거나 앞으로도 개를 먹지 않겠다고 답했으며, 응답자 56%는 개 식용 금지 법제화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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