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의 길이와 온도가 바뀌는 환절기는 반려동물에게도 건강 관리가 필요한 시기다. 게티이미지뱅크
말 못하는 작은 가족 반려동물, 어떻게 하면 잘 보살필 수 있을까요. 애니멀피플의 주간 뉴스레터를 담당하는 댕기자(견종 비글·6살)가 미국 캘리포니아주와 국내 여러 동물병원에서 멍냥이를 만나온 권혁호 수의사에게 반려동물의 건강, 생활, 영양에 대해 묻습니다. ▶▶애피레터 구독신청하기 : 검색창에 ‘댕기자의 애피레터’를 입력하세요!
Q 댕기자가 묻습니다
쌤, 가을은 ‘말도 살찌는 계절’이라고들 합니닷. 날이 시원해지니 입맛도 한결 좋아진 것 같은뎁쇼. 이러다 뚱멍이 되면 어쩌나 걱정도 됩니당. 비만 말고도 환절기 건강 관리에 유의해야 할 것이 또 있을까요?
A 권혁호 수의사가 답합니다
사자성어 ‘천고마비’(天高馬肥)는 과거 조상들의 관찰력이 돋보이는 사자성어예요. 가을, 겨울엔 호르몬과 신진대사의 변화로 식욕이 증가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아무래도 추워지면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기초대사량이 올라가요. 또 긴 겨울을 나기 위해 몸에 더 많은 지방을 축적하려고 해요. 지방을 축적하려면 더 많은 열량이 필요하기 때문에 자연히 먹성도 좋아지게 됩니다.
그러니 우리 멍냥이들도 자연히 통통해지는 시기죠. 그렇기 때문에 평소 급여량보다 5~10% 정도 더 급여해주시는 것도 좋지만 평소에 먹성이 좋거나 자율급여를 하는 친구들이라면 쉽게 비만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체중을 세심하게 관찰해주셔야 해요. 몇 년 전 중국 하얼빈 시베리아 호랑이 동물원에서는 겨울 동안
포동포동 살이 오른 호랑이 모습이 공개돼 화제가 된 적도 있었죠.
늘어나는 몸무게 말고 가을이 되면 또 바뀌는 게 뭐가 있을까요. 지금부터 변화를 살펴보고, 유의점도 알아볼게요. 일단 차가워진 날씨, 짧아진 낮의 길이로 인해 외부 활동이 자연히 줄어들고, 호르몬에도 변화가 생기잖아요. 그래서 몸에도 변화가 일어나요. 배변 시간이나 장소가 평소와 다르게 불규칙해질 수 있고, 하루에 필요한 활동량을 다 채우지 못하면서 특정 요구가 많아지거나 공격성을 보일 수도 있답니다.
신체적으로도 여러 변화가 나타나는데요. 먼저 털갈이가 시작되면서 집안에 털이 날리거나 옷에 달라붙어 흔히 ‘돌돌이’라고 부르는 제거 테이프가 많이 필요한 때이죠. 또 기온이 낮아지고 대기가 건조해지면서 발바닥 패드가 갈라지거나 관절통을 앓기도 해요.
하지만 사람과 마찬가지로 환절기에 멍냥이들에게 가장 눈에 띄게 나타나는 문제점은 감기와 알레르기예요. 감기와 같은 호흡기 질환은 멍냥이들의 활력과 식욕을 떨어뜨립니다 또 발열과 함께 기침을 하거나 콧물을 흐르게 하죠. 하지만 사람과 증상이 비슷하다고 해서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선 안 됩니다. 심한 경우 폐렴으로 발전할 수도 있기 때문이에요. 동물들은 아픈 것을 말로 표현할 수 없으니, 유심히 살필 필요가 있거든요.
알레르기도 마찬가지인데요. 피부병, 재채기, 눈곱 등의 증상이 보여도 정확한 원인을 모른 채 지나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간혹 강아지들이 엉덩이를 바닥에 붙이고 끄는 ‘똥꼬 스키’ 동작이 귀엽다고 하시는 분들 있는데요. 마냥 웃어넘길 일이 아니랍니다. 지금부터 계절 알레르기의 다양한 증상들 알아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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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호 수의사 hyeokhoeq@gmail.com,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