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멀피플] ‘설악이와 함께하는 사람들’ 인터뷰
도살장 구조견 설악이 통해 개식용 알리는 펀딩 진행
“식용견과 반려견 따로 있지 않다는 메시지 전할 것”
도살장 구조견 설악이 통해 개식용 알리는 펀딩 진행
“식용견과 반려견 따로 있지 않다는 메시지 전할 것”
지난해 충남 천안시 개도살장에서 구조된 개 ‘설악이’와 동물해방물결이 개도살 식용 문제를 알리기 위한 펀딩을 진행한다. 크라우드 펀딩에 사용될 사진을 촬용중인 설악이. 동물해방물결 제공
퇴근 뒤 뭉친 ‘설악이의 친구들’ 수많은 ‘설악이들’의 현실을 알리기 위해 자원활동가 5명이 뭉쳤다. 인터뷰는 월요일 오후 7시에 시작됐다. 참가자들이 회사일을 마치고 한 자리에 모여야 했기 때문이다. 5일 저녁 서울시 명륜동 두루미출판사에 ‘설악이의 친구들’이 하나 둘씩 도착했다. 친구들의 직업은 다양했다. 출판사 편집장, IT회사 직원, 공간 디자이너, 공기업 직원까지. 자원활동가들이 서로를 처음 알게 된 동물해방물결 월간모임(이하 동월모)의 운영주최인 동물해방물결 이지연 공동대표까지 모두 5명의 활동가들이 모였다. 각기 다른 경로로 동월모에 참가하게 됐지만 공통적으로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거나 살았었고, 개뿐 아니라 모든 축산동물의 식용에 회의를 느낀 비건지향인들이었다.
“아이돌 생일광고처럼 개식용 알리자” 각기 다른 삶과 이력을 지닌 이들이 찾은 모임이 동물해방물결의 활동가 양성, 조직 모임인 동월모였다. 올해 초 시작한 동월모 모임은 코로나19 확산 탓에 한동안 쉬다가 복날 개식용 반대 집회를 앞두고 다시 열렸다. 이날 설악이를 처음 만났다. 설악이의 반려인 이예민씨와 설악이가 광화문 ‘개도살 식용금지’ 집회 전에 낯선 사람들을 만나보는 ‘예행 연습’을 나왔던 것이다. 광화문 집회는 설악이의 친구들을 모이게 한 도화선이 됐다. 국제 저명인사 37명의 연대 서명이 담긴 개도살 식용금지 촉구 서한을 들고 청와대로 행진했던 이날 집회 뒤 이들은 ‘설악이를 위해 무엇을 더 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됐다.
‘설악이 펀딩’은 동물해방물결 월간 모임을 통해 모인 자원활동가 5명의 재능기부로 완성됐다.
설악이는 2019년 8월 충남 천안시 개도살장에서 구조된 개다. 구조 당시 설악이의 모습(왼쪽)과 현재.
일상적 공간에서 ‘설악이들’ 만나길 개 식용의 피해당사자이기도 한 설악이의 매력을 보여주기로 마음 먹었다. “사람들이 지하철 광고를 보면 놀랄 것 같아요. 설악이는 시각장애인 안내견으로 활약하는 래브라도 리트리버 혼종이잖아요.” 지현씨는 지하철이라는 일상적 공간에 설악이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식용견이나 반려견이 따로 있지 않다는 걸 직관적으로 알리고 싶다고 했다. 마스크, 휴대폰 그립 등의 굿즈를 디자인한 윤혜원씨도 설악이의 마스코트인 귀를 제품에 살렸다. 혜원씨는 “아픈 과거가 있지만 지금은 손으로 인사를 하는 듯한 특별한 한쪽 귀를 포인트로 삼았다. 자수 마스크에는 다른 반려견들과 다르지 않다는 문구(Not different)도 넣어 그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설악이를 주인공으로 한 ‘개들을 살리는 지하철 광고’ 크라우드 펀딩은 8일부터 10월30일까지 텀블벅에서 진행된다. “스쿨존 사고의 위험성을 알렸던 ‘민식이법’이 제정됐듯 식용 목적 개 도살을 금지하는 ‘설악이법’이 제정될 때까지 설악이와 함께 할 거예요.”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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