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멀피플]
인천시, 호수 위 인공섬에 2012년 사육장 조성
토끼보호연대 “중성화 시행 뒤 육지로 옮겨야”
인천시, 호수 위 인공섬에 2012년 사육장 조성
토끼보호연대 “중성화 시행 뒤 육지로 옮겨야”
* 본 기사 보도 뒤 ‘송도 센트럴파크 토끼섬’의 담당 관청인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13일 현재 서식 중인 토끼들의 중성화를 다음달 내 완료하고, 토끼가 추위를 견딜 수 있는 비닐하우스를 마련하겠다고 알려왔습니다. 토끼섬 이전과 폐쇄 여부, 명칭 변경 또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해 검토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인천 송도 센트럴파크 공원 내 토끼 사육장이 인공섬에 조성되어 있다. 토끼보호연대 제공
“외딴 섬에 생명을 가둔 토끼 감옥” 문씨는 게시글에서 “토끼섬은 그야말로 물로 둘러싸인 외딴 섬에 산 생명을 가둬둔 토끼 감옥이다. 토끼들은 바닷가 쪽에 위치한 송도 매서운 한파에 시달리고, 부족한 먹이와 늘어난 개체수 탓에 땅을 파서 탈출하려다 죽은 아이들도 숱하다”고 전했다. 이어 “안내 팻말에는 일년에 2~3회 산란, 4마리까지 출산이라는 잘못된 정보를 기재해 놓고 공원관리 담당을 검색해봐도 토끼섬 내용은 찾기가 어렵다”며 2014년과 2016년 토끼섬과 관련한 민원이 게시됐던 게시판 사진을 첨부했다. 성인 토끼는 한 달에 한 번 임신이 가능하며, 많으면 6마리까지 새끼를 낳기도 한다. 토끼들이 걱정됐던 그는 1월4일 직접 센트럴파크의 관리 주체인 인천공원관리공단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토끼섬 사육과 관리 실태를 문의했다. 그 결과 토끼섬에 사육되고 있는 토끼들은 모두 중성화가 안되어 있었으며, 추후 시행 계획도 없었다. 개체 조절에 대한 매뉴얼도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태였다. 인천공원관리공단은 문씨가 ‘토끼들이 낮은 펜스를 넘거나, 굴을 파서 탈출하다 물에 빠지는 것은 알고 있으냐’ 묻자 “물에 빠져 죽은 토끼가 여럿이란 건 알고 있지만, 그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 생각한다”는 황당한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문 아무개씨와 토끼보호연대가 토끼섬 사육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게 된 배경이다.
토끼섬은 육로로는 접근이 불가능하며, 공원관리공단 사육담당자는 위태롭게 뗏목을 타고 이곳을 오가고 있었다. 토끼보호연대 제공
73마리까지 늘었다 관리 어려워 분양 토끼보호연대 최승희 활동가는 “지난 여름 논란이 됐던 동대문구 배봉산 토끼장과는 비교도 안되게 열악했다. 작은 밥그릇과 물그릇이 2개 놓여있었는데, 그나마 물그릇은 꽝꽝 얼어붙어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올 여름까지만 해도 100여 마리 가까이 된다는 목격담도 있었는데, 섬 내부에 비나 바람을 피할 공간은 작은 움막 한 곳이 전부였다”고 덧붙였다.
제보자 문씨는 과거 여러 차례 토끼섬 관련 민원이 제기됐지만 제대로 된 관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8일 토끼보호연대 현장 조사 당시 토끼들의 모습. 토끼섬 내부에는 움막 한 곳이 설치되어 있었다. 토끼보호연대 제공
8일 오후 2시 당시, 급여 전 혹한에 얼어붙어 있는 토끼 물그릇. 토끼보호연대 제공
“사육장 이전·폐쇄는 추가 논의 필요” 현재 토끼보호연대는 토끼섬 환경개선을 위해 △토끼 전수 중성화 △교량 설치 및 사육장 육지 이전 △새 개체 투입 중지 후 토끼섬 자연폐쇄 △토끼섬 명칭 변경 등을 요구하고 있다. 송도 센트럴파크의 담당 관청인 인천경제자유구역청 환경녹지과 담당자는 “중성화는 예산이 마련되는 대로 3~4월 내 시행할 예정이다. 토끼섬 폐쇄는 지금으로서는 말씀드리기 어려울 것 같다. 중성화가 완료된 뒤 개체가 감소하기 시작하면 그때 다시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환경녹지과는 “토끼섬 이전 등 기존 조성계획을 변경하려면 근거가 필요하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토끼보호연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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