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를 주식으로 하는 자이언트 판다는하루 14시간 이상 대나무 줄기나 잎, 순을 섭취하며 시간을 보낸다. 게티이미지뱅크
자연과 동물의 세계는 알면 알수록 신비롭고 경이롭습니다. 애니멀피플의 주간 뉴스레터를 담당하는 댕기자(견종 비글·6살)가 36년차 환경전문기자 조홍섭 선임기자에게 신기한 동물 세계에 대해 ‘깨알 질문’을 던집니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동물 버전 ‘홍섭스 애피랩’ 전문은 애피레터에서 무료로 볼 수 있습니다. ▶▶애피레터 구독신청하기 : 검색창에 ‘댕기자의 애피레터’를 입력하세요!
Q 댕기자가 묻습니다
선배님, 댕기자 겨울 되면 정말 ‘칩거 모드’로 들어가고 싶습니다. 곰들처럼 동면하면 좀 좋을까요. 볼 때마다 대나무를 씹으며 뒹굴거리는 판다도 부럽고요. 거의 늘 느릿느릿 움직이는 판다도 겨울이 오면 잠을 자는 것입니꽈.
A 조기자가 답합니다
요즘처럼 추운 날이면 따뜻한 봄까지 푹 겨울잠을 자는 동물이 부럽겠지. 곰은 여러 달 동안 꼼짝 않고 자고 나서도 근육이 전혀 약해지지 않아. 암컷은 겨울잠 동안 새끼도 낳지.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하냐고? 곰은 가을에 짝짓기하는데 수정란은 몇 달 동안 자궁 속에서 떠돌다 출산 2달 전에야 자궁벽에 착상한대. 먹이가 많은 시기에 맞춰 출산하기 위한 전략인데 꽤 편리해 보여. 곰의 동면은 작년 찬바람 불 때 한 번 살펴보긴 했잖아. 그새 까먹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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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트판다는 더운 지방에 사는 다른 곰과 마찬가지로 겨울잠을 자지 않아. 아무리 눈이 쌓여도 겨우내 먹을 대나무가 얼마든지 있거든. 불곰이나 반달가슴곰을 보면 가을 동안 연어는 물론이고 도토리나 꿀을 가리지 않고 많이 먹어 지방층을 불려. 겨우내 지방을 태우면서 생존에 필요한 열량을 얻어야 하니까.
그런데 지방이라고 거의 들어있지 않은 대나무만 먹는 판다가 지방층을 축적할 수 있겠어? 별수 없이 겨우내 대나무를 씹으며 버텨야지. 다행이라면 중국 남부의 고산지대에는 눈 속에서도 뜯어먹을 대나무가 많이 자라.
동물은 무얼 먹냐에 따라 행동도 달라져. 판다는 귀엽지만 느리고 게을러 보이잖아. 나무에서 내려올 때 힘들일 것 없이 그냥 굴러떨어지는 영상 봤어? 하루 14시간 이상 대나무 줄기나 잎, 순을 먹어. 사육장의 판다는 활동시간의 3분의 1동안만 돌아다녀. 속도는 무려 시속 15.5m.
왜 이렇게 게으르냐면 신진대사가 느리기 때문이야. 영양가 낮은 대나무를 먹고 살아남기 위해 몸의 신진대사를 낮추고 장기의 크기를 줄여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했기 때문이라고 해. 판다는 대나무를 하루 12.5㎏이나 먹는데 소화하는 건 17%에 그친대. 먹은 대나무 대부분을 그대로 배설하는 셈이야.
그럼 판다는 육식동물일까 초식동물일까? 겉만 보면 비건인데 속은 영 다르다는 연구가 나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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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