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경남 거제의 돌고래 체험시설 ‘거제씨월드’에서는 벨루가, 돌고래 등을 이용해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해온 사실이 알려지며 동물학대 논란이 일었다. 거제씨월드 누리집 갈무리
최근 국내 수족관 돌고래의 잇따른 폐사와 동물학대 의혹에 해양수산부가 현장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해수부는 18일부터 2주간 전국 7개 고래류 보유 수족관을 대상으로 돌고래 서식환경 점검을 실시하고, 수족관과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운영한다고 17일 밝혔다.
점검단은 해양수산부, 수족관 관리 지자체,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 전문가로 구성된다. 점검단은 수질상태와 먹이 수급 등 수족관 내 돌고래 서식환경의 적정성 여부와 운영 실태 등을 중점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해수부는 수족관과 동물단체가 함께 참여하는 ‘수족관 돌고래 복지 향상 협의체’ 구성도 계획 중이다. 해수부는 “지난 3일 부산에서 협의체 구성 및 운영을 위한 비공식 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참석자들이 협의체 구성 및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했으나 동물 학대 문제, 돌고래류 자연 방류 등에 대해서는 업계와 시민단체 간 입장 차이가 커 향후 협의체에서 집중적인 논의가 필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더불어 ‘제1차 수족관 관리 종합계획(2021~2025)’도 올해 연말까지 수립할 계획으로, 수족관-시민단체 협의체를 통해 업계, 환경단체, 전문가 등이 함께 논의한 내용을 종합계획에 적극적으로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24일 동물자유연대, 핫핑크돌핀스 등 12개 해양환경 동물권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한화 아쿠아플라넷 여수에 남아있는 벨루가 두 마리의 방류를 촉구하고 있다. 동물자유연대
이재영 해수부 해양생태과장은 “민·관 협의체 등을 통한 지속적인 논의와 의견 수렴을 통해 국제 수준에 부합하는 수족관 동물 복지향상 방안을 체계적으로 마련하고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는 “당장 오늘부터 시작되는 현장점검에 시민단체는 빠져있다. 현정점검을 바탕으로 ‘돌고래 복지향상 방안’을 만들어 시민단체 의견을 듣겠다는 계획인데, 이 과정에서 시민단체의 의견이 배제되지 않도록 끝까지 지켜보고 해결책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경남 거제 고래류 체험시설 거제씨월드에서는 흰고래(벨루가), 돌고래 등에 타고 수조를 헤엄치고 입을 맞추는 등의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해
동물학대 논란이 일었다. 프로그램의 폐지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시민 5만 명이 동의를 표하기도 했다.
이후 전남 여수 한화 아쿠아플라넷, 울산 남구 고래생태체험관에서도
연이어 벨루가와 큰돌고래가 폐사해 남아있는 고래들에 대한 자연방류 대책 마련하라는 시민사회단체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