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의 깃털에는 방수 기능이 있다. 꽁무니에서 분비되는 기름을 부리에 묻혀 깃털의 잔가지를 정돈하는데 그러면 먼지와 기생충을 제거할 수 있고 방수 기능도 좋아진다. 게티이미지뱅크
자연과 동물의 세계는 알면 알수록 신비롭고 경이롭습니다. 애니멀피플의 주간 뉴스레터를 담당하는 댕기자(견종 비글·6살)가 36년차 환경전문기자 조홍섭 선임기자에게 신기한 동물 세계에 대해 ‘깨알 질문’을 던집니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동물 버전 ‘홍섭스 애피랩’ 전문은 애피레터에서 무료로 볼 수 있습니다. ▶▶애피레터 구독신청하기 : 검색창에 ‘댕기자의 애피레터’를 입력하세요!
Q 댕기자가 묻습니다
선배님 얼마 전 기록적 폭우로 많은 비 피해가 났잖아요. 인간 친구들도 큰 사고를 당하고 도심 하천도 범람하던데 이럴 때 하천의 오리, 둥지의 새들은 어떻게 대피를 할까요. 혹은 인간 친구들이 이럴 때 야생동물을 도울 방법이 있을까요.
A 조기자가 답합니다
새나 사람이나 기본적으로는 비슷한 것 같아. 방수 재킷을 입고 가랑비 정도는 신경 쓰지 않는 사람도 있고 웬만한 비는 그냥 맞는 사람도 있잖아. 새들도 마찬가지.
사람과 다르다면 새들은 방수 재킷을 입고 태어나. 무슨 말이냐고? 새의 깃털에는 방수 기능이 있어. 또 새들은 짬만 나면 꼬리 깃털을 부채처럼 펴고 꽁무니에서 분비되는 기름을 부리에 묻힌 다음 온몸의 깃털에 바르지. 마치 빗질하는 것처럼 깃털의 잔가지를 가지런하게 정돈하는데 그러면 먼지와 기생충을 제거하면서 동시에 잔가지가 지퍼의 양쪽 이처럼 단단하게 맞물려 방수 기능이 좋아져.
하지만 폭우가 내리면 비를 피할 수밖에. 울창한 숲의 깊숙한 가지나 덤불 속에는 빗방울 막아주는 뜻밖의 안락한 공간이 있어. 운이 좋으면 마찬가지로 비를 피하러 나온 곤충을 잡을 수도 있고. 한 마디로 새들도 빗속을 날 수는 있지만 에너지가 많이 들고 먹이 사냥이 힘드니 피를 피하는 거야.
문제는 비를 피할 곳이 없는 새들도 많다는 사실. 앨버트로스나 군함새처럼 대양을 몇 달씩 날아다니는 비행 전문가들은 웬만한 비바람은 익숙하게 이용해. 그렇지만 그런 날이 오래 계속되거나 심한 폭풍이 몰아치면 어쩔 수 없이 육지로 대피하거나 엉뚱한 곳으로 떠밀려 가기도 하지. 지난해
부산에서 탈진한 채 발견된 대형 바닷새인 푸른얼굴얼가니새는 7300㎞ 떨어진 태평양 피닉스 섬에서 끼운 가락지를 달고 있었어.
더 큰 문제는 철새야. 온대지역에서 번식한 여름철새는 7~10월 사이에 열대지역의 월동지로 이동해. 그런데 이 시기에는 태풍, 사이클론, 허리케인 같은 열대 폭풍이 불잖아. 떼 지어 대양을 날아가는 철새가 대형 폭풍을 만나면 어떻게 될까. 열대 폭풍이 어제오늘 시작된 게 아닌데 철새 이동이 계속되는 걸 보면 무언가 대비책이 있을 것 같은데 그게 뭔지는 수수께끼야. 하지만 흥미로운 설명들은 있지! 새들이 태풍을 타고 이동한다는 얘기 들어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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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김지숙 기자
ecothin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