촘촘한 털로 뒤덮인 토끼는 긴 귀와 코로 체온을 조절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자연과 동물의 세계는 알면 알수록 신비롭고 경이롭습니다. 애니멀피플의 주간 뉴스레터를 담당하는 댕기자(견종 비글·6살)가 36년차 환경전문기자 조홍섭 선임기자에게 신기한 동물 세계에 대해 ‘깨알 질문’을 던집니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동물 버전 ‘홍섭스 애피랩’ 전문은 애피레터에서 무료로 볼 수 있습니다. ▶▶애피레터 구독신청하기 : 검색창에 ‘댕기자의 애피레터’를 입력하세요!
Q 댕기자가 묻습니다
선배님, 올해가 ‘검은 토끼의 해’라고 들었슴돠. 큰 귀에 짧은 꼬리, 동글동글한 생김새가 댕댕이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귀엽습니닷. 근데 토끼는 귀가 길잖아요. 댕댕이보다 더 잘들릴까요. 늘 코를 벌름거리는 것도 신기합니닷.
A 조기자가 답합니다
같은 토끼라도 세대에 따라 떠올리는 모습이 다를 거야. 젊은이가 반려토끼라면 나이 든 층은 집집이 가축으로 기르던 유럽 굴토끼나 겨울철 동네 주민들이 놀이로 사냥하던 멧토끼(산토끼)가 생각나겠지.
어쨌든 토끼 하면 긴 코와 뒷다리, 크고 겁 많아 보이는 눈, 복슬복슬한 털과 짧은 꼬리가 머릿속에 그려지지. 한마디로 엄청 귀여운 모습이야. 긴 귀가 다른 동물과 달라보이긴 해. 그렇지만 토끼의 귀가 길어서 잘 듣는 것은 아니야. 늘 포식자에게 쫓기는 초식동물이니 소리에 민감하긴 하지. 사람보다 약 2배 정도 민감하다고 해.
오히려 긴 귀는 청력보다 체온 유지와 관련이 있어. 촘촘한 털로 덮인 토끼는 더위에 아주 약해서 과열을 막는 게 중요한데, 긴 귀로 혈액을 순환시키는 것과 함께 긴 코의 냉각기능이 필수적이야. 더운 날에 코를 더 자주 벌름거리는 건 이 때문이야. 개나 고양이와 달리 토끼는 입으로 숨을 쉬지 않아. 더워도 헉헉대지 못하는 거지.
루돌프에 이어서 너무 코에 집착하는 거 아니냐고? 그렇긴 하네. 하지만 토끼에게 코는 생존이 달린 중요한 기관이거든. 조용하고 얌전한 토끼지만 코는 쉬지 않고 움직여. 무언가 냄새를 맡고 싶을 때 사람은 어떻게 하지? 얼굴을 앞으로 빼 코를 들고 콧구멍을 한껏 팽창시킨 뒤 크게 숨을 들이마시지.
토끼는 그런 동작을 1분에 150번까지 한다고 보면 돼. 왜냐고? 냄새를 잘 맡아야 살아남아. 포식자가 눈앞에 닥치면 이미 죽은 목숨 아니겠어? 멀리서 풍기는 희미한 냄새라도 미리 감지해 달아나거나 나뭇등걸로 위장해야 살아남지.
포식자도 바람을 안고 사냥에 나서는 이유야. 토끼 콧속에는 냄새 수용기가 1억 개까지 있대. 사람이 600만 개이니 사람보다 10배 이상 냄새를 잘 맡는다고 봐야지. 냄새를 관장하는 뇌 부위도 사람보다 5배나 커.
그런데 토끼가 코를 전혀 벌름거리지 않기도 해. 도대체 무슨 일이냐고? 너무 놀랄 것 없어. 토끼의 ‘초능력’이 코에만 있는 건 아니거든. 더 알아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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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