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현지시각) 짐바브웨 황게 국립공원에서 직원이 죽은 코끼리를 검사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남아프리카 국가 짐바브웨에서 발생한 극심한 가뭄으로 100여마리의 코끼리가 떼죽음을 맞았다.
11일(현지시각) 국제동물복지기금(IFAW)은 “건기가 길어지면서 풍부했던 황게국립공원의 물웅덩이들이 진흙탕으로 변했다”며 “최소 100마리의 코끼리가 물 부족으로 죽었다”고 밝혔다.
짐바브웨에는 약 10만마리의 코끼리가 서식하고 있다. 이는 세계 2위 규모다. 이 가운데 짐바브웨에서 가장 큰 규모의 국립공원인 황게국립공원에만 약 4만5000마리의 코끼리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짐바브웨는 11월께 건기가 끝나고 이듬해 3월까지 우기가 이어진다. 그러나 올해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 가뭄으로 물이 말라붙은 것이다.
국제동물복지기금은 “공원에는 태양열로 작동하는 지하수 펌프 104개가 있지만 충분치 않다”며 “기존에 있던 물웅덩이들이 말라 야생 동물들이 물과 먹이를 찾아 먼 거리를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성체 코끼리 한 마리에게 필요한 물의 양은 하루 평균 200ℓ 정도로, 펌프만으로는 코끼리들에게 충분한 물을 공급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앞서 물과 먹이를 찾아 짐바브웨를 떠나는 동물들의 대이동이 펼쳐지기도 했다.
짐바브웨 공원 및 야생동물 관리국은 지난 9월 아에프페(AFP) 통신에 “코끼리를 비롯한 많은 동물이 물과 먹이를 찾아 황게국립공원에서 이웃 국가인 보츠와나로 이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당국은 “동물들의 이동이 드문 일은 아니지만 올해는 기후변화로 동물들의 이동 시기가 지나치게 빨라졌다”고 말했다.
남아프리카에서 코끼리가 떼죽음을 맞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9년 남아프리카에서는 200마리 이상의 코끼리가 떼죽음을 당하기도 했다. 국제동물복지기금는 코끼리 집단 폐사 현상이 되풀이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필립 쿠바와가 국제동물복지기금 전문가는 “동물들의 죽음은 기후변화로 인한 뿌리 깊고 복잡한 문제의 징후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조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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