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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야생동물

어미에 시선 고정…멸종위기 한국표범의 사냥 시범?

등록 2021-03-29 11:21수정 2021-03-29 11:49

[애니멀피플]
연해주 ‘표범의 땅’ 국립공원서 어미와 새끼 3마리 모습 촬영
무언가를 발견한 어미가 긴장하자 새끼 한 마리도 그곳을 주시하고 있다. 새끼 2마리는 아직 놀기에 바쁘다. 표범의 땅 국립공원 제공.
무언가를 발견한 어미가 긴장하자 새끼 한 마리도 그곳을 주시하고 있다. 새끼 2마리는 아직 놀기에 바쁘다. 표범의 땅 국립공원 제공.

러시아 연해주의 무인카메라에 어미 표범이 새끼 3마리를 데리고 있는 드문 모습이 무인카메라에 잡혔다. 표범이 촬영된 ’표범의 땅’ 국립공원은 한국표범(아무르표범)의 마지막 야생 번식지이다.

영상을 보면 표범 가족은 눈 덮인 활엽수림이 건너다보이는 잣나무가 서 있는 전망대처럼 생긴 작은 바위 언덕 위에 모여 있다. 보호구역인 주변의 숲을 둘러보며 휴식을 취하기 맞춤한 곳이다.

한순간 어미가 한 곳을 쏘아보며 무언가의 움직임에 주목했다. 고정된 카메라는 화면 밖의 대상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표범 가족의 움직임은 자세히 기록했다.

놀기 바쁘던 새끼 한 마리도 어미가 주시하는 방향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다른 새끼 2마리도 긴장한 모습을 나타냈다.

한동안 바라보던 어미는 무슨 생각인지 화면을 벗어나 정체불명의 대상을 향해 떠났다. 새끼들은 어미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국립공원 당국은 “어미 ‘레오 117F’는 사냥감인 사슴이나 노루를 사냥하러 갔거나 새끼들에게 사냥하는 기술 시범을 보이러 갔을 수도 있다”고 보도자료에서 밝혔다.

한국표범의 유일한 번식지인 러시아 연해주 표범의 땅 국립공원에는 한때 35마리까지 줄었던 한국표범이 보호와 먹이 확보에 힘입어 100마리로 불어났다. 표범의 땅 국립공원 제공.
한국표범의 유일한 번식지인 러시아 연해주 표범의 땅 국립공원에는 한때 35마리까지 줄었던 한국표범이 보호와 먹이 확보에 힘입어 100마리로 불어났다. 표범의 땅 국립공원 제공.

새끼들은 안전한 곳에 떨어진 채 어미가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았을 뿐 겁에 질리지는 않았다고 공원 당국은 설명했다. 표범 일가가 주목한 대상이 무언지는 결국 밝혀지지 않았지만 공원 과학자들은 어미와 새끼들이 정상적으로 잘 살아가고 있다고 판단한다. 이들은 공원의 다른 지역 무인카메라에도 잡혔다.

어미 표범은 공원 무인카메라에 종종 찍히지만 새끼가 촬영되는 일은 드물다. 공원 쪽은 “카메라는 동물들이 다니는 길에 주로 설치하지만 어미는 조심스러워 새끼를 동물 길로 데리고 다니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일은 “즐거운 사건”이라고 공원은 밝혔다.

한국표범의 서식지 변천(왼쪽)과 ‘표범의 땅’ 국립공원. 원래 한반도가 중심이던 서식지(고동색)는 연해주 일대(노랑)로 좁혀졌다. 붉은 색은 추가 복원 대상지.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한국표범은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멸종위기에 놓인 표범 아종으로 야생 개체수는 다 합해야 약 100마리에 그친다. 대부분은 표범의 땅 국립공원에 서식하고 극소수가 중국 북동부 러시아 국경 지대에 산다.

표범의 땅 국립공원은 러시아 정부가 2012년 표범 보존을 위해 프리모르스키 주 남서부 북한과 중국 국경지대에 설치한 보호구역으로 면적은 북한산 국립공원의 33배인 26만2000㏊에 이른다. 한국표범은 밀렵과 먹이 부족으로 2000년대 초 35마리까지 줄어 멸종 직전에 몰렸다.

한국표범은 1857년 독일 동물학자 헤르만 슐레겔이 조선에서 포획한 표범 가죽을 토대로 학계에 새로운 아종으로 보고했으며 세계의 9가지 표범 아종 가운데 가장 추운 곳에 산다. 한반도는 한때 한국표범의 중심 서식지였지만 1962년 경남 합천군 오도산에서 1년생 표범이 생포돼 창경원에서 1973년까지 살았고. 야생에서는 1970년 경남 함안군 여항면에서 사살된 것이 마지막이었다.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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