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이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감사원 감사 관련 설명을 위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최근 감사원 수사 의뢰의 단초가 된 2020년 9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복무 중 휴가 특혜 의혹 수사 관련 권익위 유권해석에 대해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이 “당시 대검찰청으로부터 윤석열 검찰총장의 대검 직인으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구체적 수사지휘권을 행사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공문을 바탕으로 결론 내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 위원장은 2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지휘권 행사 여부에 대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수사 주체인 검찰에 확인해 권익위 유권해석 원칙상 직무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 내린 것”이라며 “추 장관의 이해충돌 없음의 결론은 사실상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결론 내린 것과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앞서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배우자 정경심씨 검찰 수사에 대한 유권해석에 관해서는 “사적 이해관계자 여부만 확인하고 구체적 수사지휘권 행사 여부를 확인한 바 없어 직무 관련성을 확인하지 못해 ‘이해충돌에 해당한다’가 아니라 ‘이해충돌 소지(가능성)가 있다’는 원론적 유권해석이 내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9년 10월 당시 권익위원장이었던 박은정 위원장은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조 전 장관의 상황에 대해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고 답한 바 있다. 전 위원장은 “2019년 당시 유권해석이 정치권에 큰 논쟁을 야기해 추 장관의 경우에는 보다 정확한 해석을 하기 위해 대검찰청에 공문을 보내 수사지휘권 행사 여부를 확인했다”며 “만약 권익위원장인 내가 검찰총장의 답변을 무시하고 이해충돌로 결론을 내리라고 지시했다면, 그것이 직권남용”이라고 말했다.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이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감사원 감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김경호 선임기자
앞서 감사원은 지난 2020년 9월 권익위가 추 전 장관의 직무와 검찰의 추 전 장관 아들 군 복무 시절 휴가 특혜 의혹 수사가 ‘이해충돌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린 것을 두고 직권남용 혐의가 있다고 보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감사원은 전 위원장이 당시 권익위 유권해석에 부당하게 개입해 2019년 조 전 장관에 대한 유권해석과 다른 결론을 냈다고 보고 있다.
전 위원장은 또 다른 수사 의뢰 사항인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유권해석에 대해서도 “실무직원이 최초로 작성한 초안과 과장, 실장, 처장, 위원장의 보고 절차와 협의 절차를 거쳐 작성된 최종본의 결론은 다르지 않다”며 직접 문서를 들고나와 설명했다. 그러면서 “감사원이 수사 의뢰한 유권해석 사안은 위원장에 대한 보고와 협의 등 위원장 관여가 있었던 사실상 유일한 사안들”이라며 “처음부터 위원장이 유권해석 결론을 변경했는지에 초점을 두고 감사가 진행됐다”고 말했다.
전 위원장은 두 달에 걸친 감사원의 감사로 드러난 구체적 범죄 혐의가 없다고 주장했다. 전 위원장에 대한 감사원의 주요 감사 내용이었던 언론사 간부와의 오찬 간담회, 관사 수도 동파 요금, 한복 대여 사건, 일반직 경력채용 개입 등에서 불법적인 정황이 발견되지 않았단 것이다. 권익위에 따르면 감사원은 이 사안들을 조사하기 위해 권익위 직원 65명을 조사하고 확인서·문답서 등 수천 장에 달하는 자료 218건을 확보한 후 업무용 컴퓨터 6대를 디지털 포렌식 했다. 전 위원장은 “이 사안들은 위원장의 부당한 지시가 확인되면 청탁금지법, 횡령, 배임, 채용비리 등 형사소추가 가능한 불법적 사안으로 감사원이 사실상 사활을 걸고 조사한 내용이나, 아무런 위법사항이 없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전 위원장은 감사원에 대해 법적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그는 “직권을 남용해 감사원 관련 법령들을 위반하여 불법 감사를 자행한 감사원장, 사무총장과 감사원 관계자와 관련자들에게 최대한 이른 시일 내 법적으로 강력하게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손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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