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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 주민들, 임시제방 사고 원인 지목…“둑 터진 아침까지 공사”

등록 2023-07-16 18:08수정 2023-07-16 22:12

행복청 “부실 아닌 범람 때문”
제방이 무너지면서 강한 물살에 부서진 건축 작업대. 미호강물은 공사 중인 미호천교를 지나 ‘오송 궁평 지하차도’로 향했다. 김가윤 기자
제방이 무너지면서 강한 물살에 부서진 건축 작업대. 미호강물은 공사 중인 미호천교를 지나 ‘오송 궁평 지하차도’로 향했다. 김가윤 기자

‘오송 궁평 지하차도 사고’ 현장 주변 주민들은 사고의 직간접 원인으로 미호천교 부실공사 의혹을 제기했다. 공사를 진행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부실 공사가 아니라 집중호우에 따른 미호강 범람으로 제방이 무너지는 바람에 사고가 났다는 태도다.

16일 사고 현장에서 가까운 마을에서 만난 김아무개(69·강내면 탑연리)씨는 임시 제방이 터지는 것을 목격했다. 그는 “사고 당시 외국인 직원이 포클레인 작업을 하고 있었다. 물이 찰랑찰랑 나오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둑이 터졌다”고 말했다.

지하차도 침수 사고에 앞서 임시 제방 보강 공사를 본 이는 또 있다. 역시 강내면에 사는 장찬교(70)씨다. 장씨는 궁평리에서 20여년 동안 이장을 한 토박이다. 장씨는 “비가 많이 와 걱정이 돼 미호천교 공사현장에 나갔더니 포클레인으로 제방 위에 흙·모래를 쓸어 올리고 있었다. 제대로 하라고 따지다가 말을 듣지 않아 119구급대에 신고하기도 했다. 실랑이하다 집 창고가 걱정돼 올라간 이후 1시간도 채 안 돼 둑이 터졌고, 사고가 났다. 탄탄하게 보강하고 쌓았으면 사고는 안 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아무개(69·청주시 강내면 탑연리)씨도 “미호강 교량 공사 등을 위해 기존 둑을 허물고 임시 제방을 쌓았는데, 제방이 그리 높지 않아 더 높게 쌓아야 한다고 했다. 둑 터진 아침에도 공사했다”고 덧붙였다.

이들이 말한 미호천(강)교 공사는 오송읍 궁평리~강내면 탑연리 1.2㎞ 구간을 4차로에서 6차로로 확장하는 것이다. 행정중심복합도시 광역 교통 개선 대책에 반영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 762억원을 들여 공사를 벌인다. 이 공사에 앞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흙다짐 형식의 임시 제방을 쌓았다.

폭우가 내린 15일 오전 무너진 미호천교 밑 임시 제방. 16일 오후 보강공사를 진행 중이다. 김가윤 기자
폭우가 내린 15일 오전 무너진 미호천교 밑 임시 제방. 16일 오후 보강공사를 진행 중이다. 김가윤 기자

하지만 충청북도 역시 이 공사 현장의 임시 제방 유실로 오송 궁평 지하차도 침수사고가 났다고 분석한 터라 주민들의 주장에 힘이 실린다. 강성환 충북도 균형건설국장은 “이 공사 구간에 설치한 임시 제방이 무너져 순식간에 지하차도에 물이 들어찼다. 사고 현장과 200~300m 정도”라고 말했다.

하지만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부실 공사 의혹을 부인했다. 최병성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대변인은 “사고 당일 많은 비가 내려 현장에 나가 임시제방 보강 공사를 했다. 당초 제방을 만들 때 계획 홍수위보다 1m 높게 만들었지만 워낙 비가 많이 와 제방을 높이려고 보양 천막을 깔고 모래·흙 등을 더 쌓으려 한 것인데 미호강이 범람하면서 제방이 유실됐다. 부실 공사 때문에 제방이 무너진 게 아니라 범람 때문에 유실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김가윤 gayoon@hani.co.kr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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