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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에도 20~30% 싼 값…맛은 그대로 못난이·B급 농산물 인기

등록 2023-09-19 07:00수정 2023-09-19 09:12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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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눈 밖에 나 버려질 뻔한 ‘못난이’, ‘B급’ 농산물이 인기다. 못난이 농산물은 맛·영양 등은 여느 농산물과 차이가 없지만 흠이 많거나 작아 상품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대부분 폐기됐다. 하지만 고물가 시대에 알뜰 소비와 환경을 생각하는 ‘가치 소비’가 확산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못난이·B급 농산물 전문 유통업체가 생기는가 하면 충북도 등 자치단체도 못난이 농산물 마케팅에 적극적이다.

충북도는 ‘못난이 김치’에 이어 ‘못난이 농산물’ 판매 활성화에 나선다고 18일 밝혔다. 충북도는 ‘어쩌다 못난이’, ‘건강한 못난이’, ‘착한 못난이’ 등 못난이 삼형제 상표 출원까지 하고 못난이 농산물 마케팅을 벌인다. 충북도와 시·군은 올해 청주농협물류센터에서 못난이 농산물 특별 판매행사를 5차례 진행했는데, 못난이 사과 37.5톤, 수박 16톤, 오이 12.4톤 등을 팔았다. 충북은 지난 15~17일 제주에서 못난이 사과 7.6톤을 판 데 이어, 오는 21~24일에도 제주에서 2차 못난이 사과 판촉에 나설 참이다.

충북은 앞으로 청주 2곳, 충주 2곳, 진천 3곳, 음성 4곳 등 로컬푸드 직매장 11곳에 ‘못난이 농산물 전용 판매대’를 설치·운영할 계획이다. 농민 김희상(50·청주시 미원면)씨는 “못난이 농산물은 인건비 등을 이유로 수확을 포기하거나, 경매시장에 가도 헐값에 넘기는 경우가 많았다”며 “자치단체 등이 판매에 나서면서 농민들은 숨통이 트였다”고 말했다.

청주대 학생 등이 못난이 김치 판매 촉진 행사를 하고 있다. 충북도 제공
청주대 학생 등이 못난이 김치 판매 촉진 행사를 하고 있다. 충북도 제공

앞서 충북도는 ‘못난이 김치’로 재미를 봤다. 지난해 가을·겨울 배추값 폭락으로 수확을 포기해 논밭에 버려지는 배추가 속출하자 싼값에 배추를 사들여 김장 김치를 담근 뒤 시판했다. 시중값보다 20~30% 싸게 내놓은 ‘못난이 김치’는 지금까지 인기다. 지난해 12월부터 최근까지 203톤이 팔렸고, 매출액은 6억6천만원에 달했다. 미국·홍콩·일본·베트남 등 7개국에 6.2톤이 수출되기도 했다.

못난이 농산물의 인기 요인은 저렴한 가격이다. 고물가 시대에 시중보다 20~30% 싼 가격의 못난이 농산물은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있다. 최근 지속가능성과 환경을 생각하는 ‘가치 소비’가 확산하는 것도 못난이 농산물 소비 촉진의 요인이다. 못난이 농산물을 사는 것이 버려지는 농산물을 줄이고 농가를 살리는 가치 소비의 한 형태로 자리 잡고 있다.

김영환 충북지사 등이 지난 8일 청주농협물류센터에서 못난이 농산물 판매 행사를 했다. 충북도 제공
김영환 충북지사 등이 지난 8일 청주농협물류센터에서 못난이 농산물 판매 행사를 했다. 충북도 제공

이런 소비 추세에 맞춰 충북뿐 아니라 ‘못난이 마케팅’에 나서는 자치단체가 잇따른다. 서울시는 지난 11일 서울광장에서 개막한 ‘2023 추석 농수특산물 서울장터’에서 개막 식전 행사로 못난이 농산물 경매를 열었다. 강원은 못난이 감자를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으로 활용한다. 수확·유통 과정에서 버려지는 못난이 감자에 새 맛·멋을 곁들인 ‘포파칩’을 생산해 답례품으로 건넨다. 충남 예산·홍성·공주 등에서는 로컬푸드 매장 등을 통해 지역에서 나는 못난이 농산물을 유통하고 있다.

‘어글리어스 마켓’, ‘예스어스’ 등 못난이 농산물 전문 유통업체도 생겨난다. 못난이 농산물 직거래 플랫폼 ‘못난이마켓’은 앱 출시 7개월여 만에 내려받기 6만건을 넘겼다. 감승석 예스어스 실장은 “가격 등 시장 상황 때문에 갈아엎어 버려질 위기에 놓인 농산물을 직접 매입하고 있다”며 “유통 단계를 줄여 판매하기 때문에 농산물을 시중보다 싸게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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