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을 풍자하는 귀태가를 적은 펼침막을 내걸거나 을지훈련 반대 유인물을 배포한 전국공무원노조(공무원노조) 간부들을 입건해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18일 ‘귀태 펼침막’을 내걸어 집단행위를 한 혐의(지방공무원법 위반)로 백아무개(43·8급) 공무원노조 광주지역본부 북구지부 간부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에게 허가를 받지 않고 펼침막을 건 혐의(옥외광고물관리법 위반)도 적용했다.
백 지부장 등은 7월24일과 8월21일 차례에 걸쳐 광주 북구보건소 앞 가로수에 ‘귀태 펼침막’을 내건 혐의를 받고 있다. 귀태가는 국정원의 대선 개입을 풍자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 경찰은 공무원노조 북구지부 명의로 작성된 펼침막엔 ‘국정원에 납치된 민주주의를 찾습니다’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광주 광산경찰서도 을지훈련을 반대하는 내용의 유인물을 배포한 혐의(지방공무원법 위반)로 박아무개(48·8급) 공무원노조 광주지역본부 광산구지부 간부 3명, 남구지부 간부 1명 등 4명을 입건했다.
박 지부장 등은 지난 8월 19~20일 광산구청 내와 남구청 주차장 앞에서 공무원들에게 을지연습 반대 유인물 각각 516장과 22장씩을 배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공무원노조 간부들은 경찰조사에서 묵비권을 행사하며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무원노조 쪽은 “경찰의 수사는 노조의 합법적인 활동을 ‘지방공무원법’으로 엮어서 탄압하는 행위”라며 반발하고 있다.
광주/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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