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서 문제지 보고 답변 뒤 제출’
공지해놓고 일부 학생엔 미리 수거
‘박정희·노무현, 누가 나으냐’ 묻기도
학생들 “당락 영향 미쳐…사과해야”
공지해놓고 일부 학생엔 미리 수거
‘박정희·노무현, 누가 나으냐’ 묻기도
학생들 “당락 영향 미쳐…사과해야”
부산대와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 공지한 대로 시험을 치지 않거나, 면접 과정에 지역감정 관련 질문을 던져 응시생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21일 부산대 로스쿨과 응시생들의 말을 종합하면, 부산대 로스쿨은 지난 11일 정원 70명(특별전형 4명)의 가군 법학전문석사 신입생을 선발하는 1차 합격자 면접시험 요강을 발표하면서 ‘답변준비실에서 면접고사 문제지를 받아 8분 동안 메모지에 답변 초안을 적은 뒤 면접고사실에 들어가 8분 동안 면접을 보고 문제지와 메모지를 제출한 뒤 면접고사실을 나가달라’고 알렸다. 면접고사가 있었던 16일에도 대기실에서 기다리던 200여명의 응시생한테 같은 내용의 안내문을 나눠줬다.
하지만 일부 응시생들은 면접고사장에 문제지를 가지고 들어가지 못했다. 일부 응시생들은 면접을 마친 뒤 로스쿨 입학준비생들이 즐겨 찾는 인터넷 카페에 “답변준비실에서 8분 동안 문제지를 보고 답변 초안을 작성하고 나니 도우미가 문제지를 제출해 달라고 했다”는 등 항의성 글을 올려 학교 쪽의 엉성한 면접 준비를 질타했다.
학교 쪽은 “면접고사가 있기 전에 로스쿨 재학생인 도우미들을 상대로 면접 방법을 교육했으나 한 도우미가 착각을 해 일부 수험생들의 문제지를 수거했다. 뒤늦게 직원이 문제지 수거를 중단시켰다. 면접장에 문제지를 가지고 들어가지 않았다고 해서 당락에 영향을 미쳤다고는 판단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 응시생은 “질문 내용이 국민참여재판과 관련한 것이어서 까다롭고 용어도 낯설었다. 면접을 볼 때 잠깐이라도 미리 작성한 답안 초안과 함께 질문지를 봤다면 대답을 더 잘했을 것이다. 학교 쪽은 질문지가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나한테는 영향을 미쳤다. 학교 쪽은 공개 사과를 해야 한다”고 되받았다.
경북대 로스쿨은 지난 16일 가군 1차 합격자 200명을 대상으로 면접을 봤는데 응시생들은 “면접관인 ㄱ교수가 ‘박정희와 노무현 가운데 누가 낫느냐’, ‘노무현은 전라도 출신이다’, ‘국정원 댓글 사건이 뭐가 선거에 영향을 줬겠느냐’ 등의 질문을 했다”고 주장했다.
ㄱ교수는 “공식 질문이 끝나고 채점을 마친 상태에서 시사적인 질문을 했다. 처음부터 그런 질문을 한 것은 아니다. 노무현은 전라도 출신이라고 한 적은 없다. 다 와전된 것이거나 한 적이 없는 발언”이라고 부인했다. 하지만 이 학교 관계자는 “노무현은 전라도 출신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광수 김일우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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