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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대구 더민주 후보들 또 ‘늑장 출마’

등록 2016-03-28 21:38

현장에서
“조금만 기다려주이소. 아직 당에서 결정이 안 돼서….”

제5회 지방선거(2010년 6월2일)는 석 달 앞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대구시장 출마를 준비하던 민주당 이승천 전 대구시당 위원장은 예비후보 등록도 하지 않고 몇 달 동안 이런 말만 되풀이했다. 진보신당 조명래 대구시장 후보는 그해 2월2일 일찌감치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표밭을 누리고 있었다. 이 위원장은 결국 후보등록 마지막날(5월14일) 후보 등록을 했다. 현역인 한나라당 김범일 대구시장(5월13일 등록)보다 더 늦은 등록이었다.

이 위원장은 3명의 대구시장 후보 중에 가장 짧은 선거운동(19일)을 했다. 그 결과는 참담했다. 16.86%를 얻어 간신히 선거비용만 보전받았다. 제1야당의 체면은 구겨졌다. 120일 동안 선거운동을 한 조 후보는 10.20%를 얻었다. 당시 진보신당은 전국 8곳에 광역단체장 후보를 냈는데, 두자릿수 득표를 한 것은 조 후보가 유일했다. 김 시장은 72.92%를 얻어 재선에 성공했다.

대구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이런 ‘늑장 출마’는 이번 4·13 총선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예비후보 등록 첫날(지난해 12월15일) 등록을 한 사람은 김부겸(수성구갑)·정기철(수성구을) 후보뿐이다. 김동열(중남구·3월16일)·이승천(동구을·3월25일)·이현주(북구갑·3월25일)·김태용(달서구을·3월22일)·조기석(달성군·3월25일) 후보는 선거를 코앞에 두고 후보 등록을 했다. 출마 선언을 하지 않은 사람도 있다. 그렇다고 지난 4년 동안 자신이 출마할 지역에서 특별한 활동을 한 것도 없다.

반면 대구의 새누리당 출마자들은 하루라도 선거운동을 더 하기 위해 예비후보 등록 첫날부터 선거관리위원회에 몰려든다. 새누리당 공천을 가장 쉽게 받은 ‘진진박’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동구갑)과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달성군)도 각각 1월13일과 1월15일 예비후보 등록을 했다.

“그분들은 그냥 낙선 스펙을 쌓으려는 거예요. 비례대표나 정권교체 이후 낙하산 공공기관장 자리를 노리죠.”

대구의 한 진보정치인은 더민주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늑장 출마를 하다 보니 제대로 만들어진 공약이 없다. 공약이 없으니 무턱대고 ‘박근혜 정권 심판’을 외친다. 당연히 대구에서 이런 심판론이 먹혀들 리는 없다. 반면 새누리당 후보들은 “내가 당선되면 지역에 무엇을 유치하겠다”며 유권자들의 욕망을 자극한다. 8.59~25.22%. 지난 제19대 총선에서 김부겸 전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대구의 더민주 후보 9명이 받은 초라한 지지율 성적표다.

 김일우 기자
김일우 기자
제1야당인 더민주가 대구에서 선거 구도를 형성해주지 못하면 유권자들은 투표를 포기하게 된다. 제19대 총선(2012년)에서 대구의 투표율은 52.3%로 인천(51.4%) 다음으로 낮았다. 제6회 지방선거(2014년)와 제5회 지방선거(2010년)의 투표율은 각각 52.3%와 45.9%로 전국 꼴찌였다. 더민주가 대구에서 제1야당 구실을 할 의지도 능력도 없다면, 그 자리를 내려놓기라도 했으면 좋겠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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