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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목항 미수습자 가족 “탄핵 당연하나 세월호 판단 미뤄 서운해”

등록 2017-03-10 14:02수정 2017-03-12 22:19

긴장 속에 컴퓨터 화면으로 선고 발표 생중계 지켜봐
“세월호가 사유 안된다니 수사 재판에 영향 줄까 걱정”
대선후보들 향해 “마지막 한 사람까지 가족 품으로 돌려보내 준다는 약속 꼭 지켜달라”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이 10일 진도 팽목항 가족식당에서 컴퓨터 화면으로 헌재 선고를 지켜보고 있다.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이 10일 진도 팽목항 가족식당에서 컴퓨터 화면으로 헌재 선고를 지켜보고 있다.

“탄핵은 당연하나 세월호 판단을 미뤄 답답해요.”

10일 오전 11시35분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 있는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식당. 식당 한켠에 설치된 컴퓨터 화면으로 헌재의 탄핵 선고를 지켜보던 미수습자 가족들은 ‘사필귀정’이라고 반기고 눈시울을 붉혔다.

하지만 헌재가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이 직책을 성실히 수행했는지는 탄핵심판 절차의 판단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히자 금세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미수습자 조은화양의 엄마 이금희(49)씨는 “자격 없는 대통령을 끌어내리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하지만 세월호가 탄핵 사유에서 빠진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의 의무 중 첫 번째가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일 아니냐. 이를 탄핵의 판단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면 국민의 생명은 스스로 알아서 지키라는 얘기”라고 항변했다.

내내 고개를 숙이고 있던 허다윤양의 엄마 박은미(48)씨는 “성실의 기준이 추상적이어서 탄핵사유가 안된다고 했다. 아이들이 죽어가는 그 순간에 머리를 만지느라 시간을 보낸 이한테 면죄부를 주는 거냐”고 되물었다. 박씨는 다윤양의 언니 서윤씨가 보내온 “우린 너무 억울하다”는 문자 메시지 내용을 보여주며 “미수습자 가족들의 심정이 이렇다”고 전했다.

선고 내내 만감이 교차하는 듯 팔짱을 낀 채로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 하던 은화 아빠 조남성(55)씨와 다윤 아빠 허흥환(53)씨도 “헌재의 결정이 향후 세월호 수사와 재판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을지 걱정”이라고 한숨지었다. 미수습자 권혁규군의 큰아버지 권오복(61)씨는 “파면됐으니 청와대에서 나오면 곧바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체포해 세월호 7시간 동안 도대체 뭘 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진도/글·사진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은 10일 헌재가 세월호를 탄핵사유에 넣지 않은 데 대해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은 10일 헌재가 세월호를 탄핵사유에 넣지 않은 데 대해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미수습자 허다윤양의 엄마 박은미씨는 10일 “이제 아이들을 가족 품으로 돌려보내 준다는 약속을 지켜달라”고 하소연했다.
미수습자 허다윤양의 엄마 박은미씨는 10일 “이제 아이들을 가족 품으로 돌려보내 준다는 약속을 지켜달라”고 하소연했다.

참배객들이 10일 탄핵 선고 직후 세월호 팽목항 분향소에 남겨놓은 소망들.
참배객들이 10일 탄핵 선고 직후 세월호 팽목항 분향소에 남겨놓은 소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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