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환생을 기원하는 전통 굿판이 열린다.
광주문화재단은 8일 오후 3시 동구 운림동 전통문화관 서석홀에서 ‘환생2’라는 제목의 혼맞이굿을 올린다. 전남 고흥 일대에서 전승돼 온 혼맞이굿은 객사한 넋을 천도하는 씻김굿(1시간20분)이다. 한국지방에이치알(HR)문화교육원 주관으로 열리는 이번 굿판은 박선애 무녀와 국악인 김지연씨가 세월호 3주기를 맞아 혼을 맞아 환생하는 내용을 담은 굿을 연행한다.
8일 광주 전통문화관에서 세월호 희생자 환생을 기원하는 혼맞이 굿을 펼치는 박선애 무녀.
동해와 남해의 용왕을 부르는 대목부터 시작하는 굿판은 “세월호 참사로 가신 304명의 영가님들을 모시는 것”으로 시작된다. 무녀들은 “우리나라를 뒤흔들고 나라를 혼란에 빠뜨린 최순실을 대신대명으로 바치고 304명의 영가를 모시자”는 사설을 이어간다. 이어 엇모리장단에 맞춰 “오르소서, 오르소서, 넋이라도 오르소서”라며 환생 극락을 빈다. 이어 복을 비는 제석굿과 넋을 인도하는 ‘길닦음’ 대목을 이어간다. 징과 굿바라지를 하며 총연출을 맡은 심재문씨가 ‘환생’이라는 노래를 부르고, 소리꾼 이재영(장구)가 ‘초혼’(영혼을 부르는 노래)을 구성지게 들려준다. 악사 서영호(아쟁), 문성채(대금) 등이 장단을 끌어간다.
혼맞이 굿을 펼치는 박선애 무녀는 전남도 지정 무형문화재 ‘고흥혼맞이굿’ 예능보유자 김명례씨의 딸이다. 박씨는 전라도 씻김굿을 하던 세습예술인 집안으로 혼맞이굿의 전통을 잇고 있는 무속인이자 국악인이다. 박씨의 남편 심재문 악사도 전남 강진·장흥에서 알아주던 무당 집안에서 태어났으며, 시나위 즉흥연주가 뛰어난 세습예술인이자 국악인이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사진 심재문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