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정의롭고 평등한 국가 만들자”…제주기억문화제

등록 2017-04-16 19:04수정 2017-04-16 19:18

세월호 3주기 제주에선 ‘4월꽃, 기억문화제
제주시청에서 탑동해변공연장까지 거리행진
강우일 주교 “기억은 우리의 삶을 심화시킨다”
원희룡 제주지사·이석문 교육감, 소설가 조정래·김훈씨도 참석
세월호 참사 3주기를 맞아 시민·학생들이 16일 오후 4시16분 제주시청에서 탑동해변공연장까지 거리행진을 벌였다.
세월호 참사 3주기를 맞아 시민·학생들이 16일 오후 4시16분 제주시청에서 탑동해변공연장까지 거리행진을 벌였다.
9개의 빈 좌석엔 유채꽃이 한다발씩 놓여 있었다. 제주바다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둔 제주시 탑동해변공연장은 세월호가 제주에 들어오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다. 3년 전 세월호가 제주에 들어왔다면, 단원고 학생들과 제주여행에 나선 이들은 탑동해변공연장에 들렀을 것이다.

16일 오후 5시 ‘4월꽃, 기억문화제’가 열린 탑동해변공연장에는 희망을 상징하는 노란 안경을 쓴 학생과 시민들로 가득 찼다. 유족인 단원고 학생 이민우군의 아버지 이종철씨도 참석했다.

16일 오후 제주시청 앞에서 열린 추모행사에서 신동욱 작가가 ‘꽃이 진다고 그대를 잊은 적 없다’는 붓글씨를 스고 있다.
16일 오후 제주시청 앞에서 열린 추모행사에서 신동욱 작가가 ‘꽃이 진다고 그대를 잊은 적 없다’는 붓글씨를 스고 있다.
2014년 8월 프란치스코 교황 당한 “우는 사람들을 쫓아내고 예수님께 사랑의 미사를 드릴 수 없다”며 세월호 유가족들을 지지했던 강우일 주교(천주교 제주교구장)는 이날 임문철 신부가 대신 읽은 추도사를 통해 “3년이 경과해 만신창이가 된 세월호가 겨우 육지로 돌아왔다. 파도도 없는 대낮에 대형여객선이 침몰하는 것을 1시간 이상 속수무책으로 보고만 있던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시스템이 어디서부터 어떻게 뒤엉켰는가를 밝혀내라고 세월호는 부끄러운 알몸을 드러내고 있다”며 진실규명을 촉구했다. 강 주교는 “세월호 304위 희생자들은 대한민국호에 새로운 구명조끼를 구비하도록 자신들의 몸을 바다에 던졌다. 이 나라의 부실한 국가시스템과 고질적 정경유착, 오염된 사회 관행을 뜯어고치라고 그 많은 고귀한 생명을 제물로 봉헌했다. 세월호는 우리 모두에게 대한민국을 정의롭고 평등한 세상으로 리모델링하라고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주교는 이어 “2014년 4월16일의 세월호를 잊지 말고 우리의 기억을 이어가야 한다”며 “기억은 우리를, 우리의 삶을 심화시켜준다. 기억은 우리 자신의 부족과 오류, 나태와 질책, 무관심과 오만을 불러내고 새로운 재기의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다”라며 세월호 참사를 잊지 말고 교훈을 새길 것을 역설했다. 행사장에는 소설가 조정래, 김훈씨 등도 참석했다.

16일 오후 제주시 탑동해변공연장에서 얼린 ‘4월꽃, 기억문화제’에 많은 시민과 학생들이 참가했다.
16일 오후 제주시 탑동해변공연장에서 얼린 ‘4월꽃, 기억문화제’에 많은 시민과 학생들이 참가했다.
제주국제대, 제주관광대, 제주한라대, 제주대 등 4개 대학 학생들은 강경흠 제주국제대 총학생회장이 읽은 추도사를 통해 “흩날리는 꽃잎으로 가득한 아름다운 그날의 봄이 다시 왔지만 당신들을 다시 만나지 못하게 됐다. 눈물은 채워진 검은 바다는 별빛으로 반짝이고 가슴에 새겨진 노란 리본은 유채꽃으로 피었다”며 “우리 모두는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고 다짐했다. 2부 공연에서는 강산에, 장필순 등이 추모공연을 이어갔다. 이날 행사를 기획한 제주4·16기억위원회 이규배 공동대표는 “유채꽃 피는 4월 제주에 도착하지 못한 4·16 희생자들을 위해 국가적 추모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행사를 마련했다. 모금운동을 통해 4·16 기념조형물, 기억 공간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후 3시부터는 제주시청 앞 광장에서 추모행사를 열었다. 세월호 제주대책회의와 제주평화나비 등이 세월호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노란 리본을 만들고 진실규명을 위한 서명운동 등도 벌였다. 종이배를 접던 이예진(13·동광초6)양은 “친구들과 함께 왔다”며 “세월호 참사가 일어날 때 대통령이 왜 지휘를 못 했을까 하는 생각을 하곤 했다”고 했다. 친구 김시현(13·동광초6)양은 “잊지 않고 기억하기 위해 행사장에 왔다”고 말했다.

제주평화나비 회원으로 활동하는 김미선(19·고3)양은 “중3 때 세월호 참사를 목격했는데 충격을 많이 받았다. 시간이 갈수록 정부 대응에 믿음이 가지 않았다”면서 “나라도 나서서 무엇인가 해보자고 해서 위안부 할머니들을 돕기 위한 평화나비 활동을 하게 됐다. 위안부 할머니 문제나 제주4·3, 세월호 참사 모든 아픈 기억이다”고 말했다.

행사장을 찾은 시민과 학생 300여명은 이날 오후 4시16분 제주시청 앞을 출발해 탑동해변공연장까지 거리행진을 벌이며 세월호 진상규명 등을 요구했다.

제주/글·사진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부산 대학병원서 전기차 택시 돌진…1명 사망·4명 부상 1.

부산 대학병원서 전기차 택시 돌진…1명 사망·4명 부상

MBC 오요안나 동료 김가영 ‘파주시 홍보대사’ 해촉 2.

MBC 오요안나 동료 김가영 ‘파주시 홍보대사’ 해촉

국내 첫 ‘철도 위 콤팩트시티’…남양주 다산 새도시에 건설 3.

국내 첫 ‘철도 위 콤팩트시티’…남양주 다산 새도시에 건설

광주 사립고 2곳, 졸업식서 거수경례…‘군사독재 관행’ 비판 4.

광주 사립고 2곳, 졸업식서 거수경례…‘군사독재 관행’ 비판

경찰, ‘이재명 체포조 모집’ 네이버밴드 수사 시작 5.

경찰, ‘이재명 체포조 모집’ 네이버밴드 수사 시작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