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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줄고 어장 황폐화…세월호 3년 진도의 한숨

등록 2017-04-17 16:15수정 2017-04-17 21:30

통보없는 인양, 기름유출 피해 키워
어민들, 무성의한 정부에 불만
특산물 외면 등 한해 1천억 손실
“하루빨리 예전처럼 청정바다 됐으면”
진도 동거차도 어민들이 지난달 30일 세월호 인양 때 입은 기름 피해에 항의하는 해상시위를 벌였다. 정은주 기자
진도 동거차도 어민들이 지난달 30일 세월호 인양 때 입은 기름 피해에 항의하는 해상시위를 벌였다. 정은주 기자
“귀띔이라도 해줬으면 피해가 이렇게 크지는 않았을 것인디.”

세월호 참사 3년이 지난 17일 침몰현장 인근 동거차도 신명호(4.26t) 선장이자 주민 조광원(61)씨가 목소리를 높였다. 미역양식과 멸치잡이로 생계를 꾸리는 그는 “억울하게 죽은 사람도 있는데 한두 해 피해를 봤다고 자꾸 떠드는 것 같아 마음이 불편하다”며 말을 꺼냈다.

그는 이번 인양 때 아무런 통보도 하지 않고 작업을 진행한 것은 야속하다고 했다. “5~6월에 인양한다더니 3월로 갑자기 변경했다. 미리 알았더라면 수확을 앞당기거나 미역발을 가라앉혀 피해를 줄였을 것”이라는 그는 “하루빨리 인양을 해야 하지만 하필이면 미역을 딸 때 올릴 게 뭐냐”고 답답해했다.

어민들은 3년 전 참사 때 2011~2013년분 미역 판매내역과 금융 거래내역을 내야 했고, 각종 명목으로 67%까지 공제되는 등 불편한 경험을 했다. 이 때문에 마을의 13어가 중 6어가는 아직도 보상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번에 다시 기름피해를 입자 인양업체나 보험회사에 맡겨두지 말고 정부가 ‘서류’ 대신 ‘현물(미역)’을 근거로 보상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동거차도 주민들은 참사 당일이 어제처럼 뚜렷하다. 주민들은 미역을 따다 말고 맹골수도로 어선을 몰아 탑승자를 구했다. 그날 이후 7개월 동안 실내체육관을 내어주고 희생자 가족의 숙식을 거들었다. 군민 3만2000명 중 1만4655명이 자원봉사에 나섰다. 군청은 따로 세월호수습지원과를 꾸렸다.

주민들은 수색이 중단되자 팽목항으로 옮긴 미수습자 9명의 가족을 챙겼다. 진도 농민회와 종교계는 3년 동안 반찬거리를 제공하고, 일상생활에 불편이 없도록 정성을 다했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는 진도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관광객이 전해 37만명에서 23만명으로 줄어 숙박·음식 업소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미역·꽃게·멸치·톳 등 특산물은 시장에서 외면을 받았다. 한 해 동안 989억원의 경제적 손실을 봤다.

특히 양식 어민들은 기름 피해를 두 차례 겪었다. 피해액은 2014년 69억원, 올해는 55억원으로 추산된다. 어민들은 세월호가 맹골수도를 떠나기 직전 어선 14척을 내어 해상시위를 펼쳤다. 무성의한 해양수산부에 항의방문하자는 목소리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세월호를 떠나보낸 진도주민들은 “미수습자를 빨리 찾아 가족의 품에 안겨주고, 맹골수도는 예전처럼 청정하고 평화로운 바다로 돌아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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