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선내 수색작업 영상이 21일 오전 공개되고 있다. 진흙과 엉킨 집기류 등이 온통 짙은 회색빛을 띠고 있다. 열악한 공간에서 작업자들이 맨손과 간단한 도구를 이용해 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세월호 선체에 작은 진출입로를 만들어 미수습자를 찾겠다던 해양수산부의 수색 방식이 일부 바뀔 가능성이 검토되고 있다.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는 21일 “미수습자 가족들과 희생자 유가족들이 수색 방식의 변경을 요구해왔다. 대안이 있을지 위원들이 토론을 했다”고 밝혔다. 위원들은 선체의 객실 일부를 잘라 내거나, 구멍을 추가로 뚫는 안을 논의했다. 위원들은 절단·천공 과정에서 구조물이나 집기류, 유류품이 한꺼번에 쏟아질 수 있어 절단 부위는 제한적이어야 한다는 견해를 내놨다. 선체를 절단하는 경우 4층 객실을 선수부터 선미까지 자를지, 이 구간에 구멍을 추가로 뚫을지 등을 검토했다. 김창준 선체조사위원장은 “4층 객실 절단이 선박 안정과 작업 안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선수부터 선미까지 절단하는 것은 어렵고, 이 구간에서 부분적으로 절개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있다. 내부 정보와 전문 인력이 없기 때문에 해양수산부와 코리아쌀베지가 제안하면 수용하는 방식으로 풀겠다”고 말했다.
앞서 해수부는 지난 18일 세월호 선체에 1.2m×1.5m 크기로 진출입로 9곳을 확보해 수작업으로 미수습자의 유해를 찾겠다고 발표했다. 해수부는 수색 완료 목표를 석 달로 잡았지만 내부에 구조물, 집기류, 진흙 등이 7m까지 쌓여 나흘 동안 겨우 7m를 작업하는 데 그쳐 반발에 부닥쳤다.
미수습자 가족 10명은 이날 목포신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수부의 수색 방식은 이미 실패했다”고 밝혔다. 단원고 조은화양의 어머니 이금희씨는 “수색에 진척이 없어 미칠 지경이다. 안전과 조사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선에서 새로운 수색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해수부, 선체조사위, 코리아쌀베지에 촉구했다.
수색 과정을 지켜보고 있는 희생자 유가족들도 수색 방식을 바꾸라고 요구했다. 유가족들은 선박 구조의 안정성을 해치지 않는다면 절단과 천공을 받아들이겠다는 태도다. 장훈 4·16가족협의회 진상규명분과위원장은 “수색이 너무 더디다. 이러다가는 몇 년이 걸릴지 모르겠다. 4층과 5층에 추가로 진출입구를 확보하는 등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21일 오전 세월호가 거치된 목포신항에서 현장수습본부 관계자가 진흙 세척작업을 통해 걸러진 잔존물을 재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