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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한 세월호 휴대전화 문자… “꼭 연락해야돼”

등록 2017-05-26 13:52수정 2017-05-27 00:01

선조위, 2대의 휴대전화 복원 내용 공개
애타는 심정 담긴 문자 3년 만에 되살아나
침수시각 등 추정하는 근거 자료
세월호 희생자 단원고 교사 ㅈ씨의 휴대전화기에서 복원된 미수신 문자들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 제공
세월호 희생자 단원고 교사 ㅈ씨의 휴대전화기에서 복원된 미수신 문자들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 제공
“OO야 죽으면 안 돼. 꼭 살아있어야 돼.”

“나왔어? 다른 사람 핸드폰으로라도 연락해 줘.”

세월호 참사 당일 아침 단원고 교사 ㅈ씨의 가족들은 안부를 묻는 문자를 잇따라 보냈다. 세월호에 바닷물이 밀려들고 있는 다급한 순간이었다. 하지만 ㅈ씨는 끝내 이 문자들을 읽지 못했다.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선조위)는 26일 희생자의 휴대전화기 2대 내용을 3년 만에 복원한 디지털 포렌식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 보고서는 선조위의 의뢰로 자료를 복원한 전문업체 모바일랩이 작성했다.

ㅈ씨의 휴대전화에서 복원된 2014년 4월 16일의 문자들은 코 끝을 시큰하게 했다. 가족들은 이날 오전 9시 40분 ㅈ씨에게 “꼭 연락해야 돼”, “해경이 경비정 투입했대. 꼭 살아있어야 돼”라고 다독였다. 이어 10시 1분에도 “OO야 헬기 탔어???”, “나왔어? 다른 사람 핸드폰으로라도 연락해 줘” 라며 살아돌아올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안타깝게도 ㅈ씨는 이 문자들에 답을 보내지 못한 채 유명을 달리했다.

ㅈ씨의 전화는 세월호 선체가 70도로 기운 이날 오전 10시 1분에 작동을 멈췄다. ㅈ씨는 오전 9시 29분까지 문자를 확인했지만 이후 32분 동안은 문자를 확인하기 어려웠거나 전화기를 잃어버리는 등 급박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이 전화기의 당시 위치를 확인하면 그 구역의 침수시각 등을 알아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전화기에서는 문자 2952건을 비롯해 카카오톡 3만1895건, 사진 14만2162장 등이 복원됐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인 ㄱ군의 휴대전화는 이날 오전 9시 47분까지 작동했다. ㄱ군에게는 전화가 꺼지기 직전 10분 동안 2~3분 간격으로 네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하지만 ㄱ군은 전화를 받지 못해 부재중 전화 기록으로 남았다. 이 전화기에서도 사진 32만3729장, 영상 583건, 음성 1422건 등을 복원했다.

선조위는 복원을 맡긴 휴대전화 15대 중 11대는 자료를 뽑고 있고, 2대는 자료를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2대는 분석이 끝나 이날 공개했다.

목포/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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