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섬 지역 수험생들…수능 연기에 ‘혼선’

일찌감치 육지 밟았으나 수능 연기에 발 동동
친척 집 전전 처지, 상당수 섬으로 다시 돌아가
인천시교육청 “오늘 중 섬 수험생 대책 마련”

경북 포항 지진 여파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일주일 연기된 16일 오전 강원 춘천교육지원청에 각 시험장으로 향했던 문제지가 수거되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 포항 지진으로 인천 섬 지역에서 수능을 보러 뭍을 밟았던 수험생들도 큰 혼선을 겪고 있다.

16일 인천시교육청의 말을 종합하면, 섬 지역인 강화·옹진군의 대청·덕적·백령·서도·연평고 5개 학교 학생 60명은 수능을 앞두고 인천으로 나왔다. 한 고사장의 1개 학교 수험생 비율이 40%를 초과할 수 없는 수능 특성상 학교 수가 적은 이들 섬 지역에 고사장을 따로 마련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섬에 시험 감독관을 따로 파견하고 수능 당일 시험지를 배부·회수하기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이유도 있다.

이에 따라 옹진군 백령도의 유일한 고등학교인 백령고 3학년생 2개 학급 28명은 수능을 사흘 앞둔 지난 13일 단체로 연안여객선을 타고 인천에 도착했다. 대청·덕적·서도·연평고 수험생들도 지난 10∼14일 잇따라 육지로 나왔다. 이들은 안개나 풍랑으로 여객선 운항이 통제되는 일이 잦아 일찌감치 뭍으로 나온 것이다.

그러나 수능이 갑작스럽게 연기되면서 이들 학생의 처지가 딱하게 됐다. 인천에 따로 자택이 있는 학생도 많지만, 친척 집 등지에 머물던 학생들은 다시 일주일 동안 신세를 져야 하기 때문이다.

백령고 학생 상당수는 이날 오전 배를 타고 섬으로 돌아갔다. 일부는 주말로 예정된 대학교 면접 등 입시 일정 때문에 인천에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섬 학생들은 날씨와 여객선 일정에 맞춰 육지를 오가기가 불편한데 수능 연기까지 겹쳐 혼란을 겪는 것은 사실이지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대부분 섬으로 돌아갔거나 돌아가는 중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인천/김기성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