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이 지난 16일 목포신항에서 가족을 가슴에 묻고 세월호를 떠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
해양수산부의 세월호 유해 은폐 조사 발표를 하루 앞두고 미수습자 가족들이 “유감이지만 악의적 은폐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세월호 미수습자 5명의 가족들은 27일 입장문을 통해 “17일 장례를 하루 앞둔 시점이었다 해도, 세월호에서 유해가 발견됐다면 우리에게 최우선으로 알려야 했는데 그러지 않은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 입장문에는 세월호 희생자 가운데 유해를 찾지 못해 미수습자로 남은 5명(남현철·박영인·양승진·권재근·권혁규)의 가족들이 서명했다.
이들은 “핵심 인물로 꼽힌 이철조 해수부 현장수습본부장과 김현태 부본부장이 안타깝다. 목포신항에서 그들과 긴 시간을 함께했던 저희는 두 사람이 했다는 ‘미수습자 가족의 심정을 고려해 발인 이후 유해 발견 사실을 알리려고 했다’는 해명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이해하려 한다. 이미 주검 없는 장례까지 치른 우리가 무엇이라고 더 이해하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유해 은폐' 보도가 나온 후 혼란스러웠고 고통스러웠다. 유해가 발견된 폐지장물은 이미 수색이 진행된 객실에서 나왔다고 한다. 발견 위치로 미뤄볼 때 장례를 앞둔 우리에게 유해 발견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을 악의적 은폐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가족들은 미수습자 수색과 재발 방지 대책도 해양수산부에 당부했다. 이들은 “목포신항에 더 머무르지 않겠다는 힘든 결정을 내렸지만 수색이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선체 직립과 수색 과제가 남아 있다. 세월호 참사가 왜 일어났는지, 앞으로 어떻게 하면 이런 참사가 반복되지 않을지에 대한 고민과 실행이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17일 세월호 4층 객실에서 나온 진흙을 세척하는 과정에서 손목뼈 한 점을 발견했으나 이를 즉각 발표하지 않았다. 이어 미수습자 5명의 장례식(18~20일)이 끝난 21일 단원고생 조은화·허다윤양 어머니와 김창준 세월호 선체조사위원장, 22일 미수습자 5명의 가족에게 이를 알려 은폐 의혹을 샀다.
광주/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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