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대전현충원에서 거행된 세월호 단원고 순직교사 합동 안장식에서 유족들이 헌화·분향하고 있다. 송인걸 기자
16일 오전 11시40분 국립대전현충원 순직공무원 묘역에서 세월고 단원고 순직 교사 안장식이 거행됐다.
“해봉아 편히 쉬어라.” 봉분하기에 앞서 흙 한 줌을 관 위에 뿌리는 허토가 시작되자 고 이해봉 교사의 어머니는 아들을 보내며 오열했다. 고 양승진 교사 어머니는 “천국에서 아프지 말고 잘 지내라. 다시 만나자”라며 울음을 삼켰다.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 때 제자들을 구하다 순직한 고 양승진·박육근·유니나·전수영·김초원·이해봉·이지혜·김응현·최혜정 교사는 참사 3년9개월 만인 이날 대전현충원에서 영면에 들었다. 지난해 11월 먼저 안장된 고창석 교사가 동료들을 맞았다.
묘비 앞면에는 교사 ○○○, 뒷면에 출생일과 ‘2014년 4월16일 진도에서 순직’, 옆면에는 유족 이름과 ‘세월호 침몰시 안산 단원고 2학년 제자들을 구하던 중 순직’ 글귀가 새겨졌다. 순직한 고 남윤철 교사는 충북 청주 가족묘지에 묻혔다.
안장식에 참석한 제자 양아무개씨는 “양승진 선생님께 ‘법과 정치’를 배웠다. 선생님이 칠판 가득 판서하시면 친구들과 ‘저걸 언제 다 쓰나’ 걱정하던 생각이 난다”며 “등교할 때 교문에서 교통정리를 하던 선생님을 다시 보고 싶다”고 회고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11시 세월호 단원고 순직교사 합동안장식이 대전현충원 현충관에서 유족과 양동영 단원고 교감, 김민종 해양수산부 세월호후속대책추진단장, 세월호 참사 대전대책회의 회원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강영순 경기도교육청 제1부교육감은 추모사에서 “그 아픔의 봄은 또렷이 남아 있다. ‘한 아이라도 더’ 생각했을 그 간절함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겠느냐”며 순직 교사들의 명복을 빌었다.
송인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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