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 아니싸 와리드(29·미국), 캐서 올리비에 아서(31·스위스), 취 요우웨이(26·중국, 왼쪽부터)씨가 가정체험을 하는 정성훈(35)씨 집에서 정씨 자녀를 안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강릉시청 제공
“평창올림픽 가정체험을 하면서 한국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됐습니다.”
‘빙상경기 개최도시’인 강원 강릉시가 운영하는 가정체험(홈스테이) 프로그램이 외국인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강릉시는 평창올림픽을 맞아 외국인 가정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20일 현재 16개 나라의 202명이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릉시는 올림픽을 앞두고 3년 전부터 가정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할 89개 가정을 선발해 국가별 언어와 음식·문화 등을 교육해 왔다.
외국인들이 가정체험 프로그램을 선호하는 것은 한국의 평범한 가정에서 먹고 자며 한국 문화와 올림픽을 제대로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1인 기준 하루 5만원으로, 숙박시설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아침밥은 물론 경기장·관광지 태워주기 등 서비스도 제공 받을 수 있다.
내셔널하우스에서 무료로 자원봉사를 하기 위해 강릉을 찾은 자원봉사자, 올림픽 취재차 강릉을 찾은 미국 기자, 한국에서 입양된 뒤 한국의 가정을 체험하기 위해 방문한 미국인 등 가정체험에 참여한 외국인의 사연은 각양각색이다. 지난 16~17일 강릉 성덕동의 김익기(52)씨의 집에서 가정체험을 한 요시다 토모미(45)씨는 “가정체험을 해 행복했다. 한국을 다시 방문하면 반드시 강릉을 다시 찾겠다”며 만족해했다.
가정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강릉시민의 만족도 역시 높다. 박기환(71·교동)씨는 “70대 중반의 일본인 노부부와 연결돼 평창올림픽을 함께 즐기고 있다. 연배가 비슷한 외국인 친구가 생겨 너무 기쁘다”고 반겼다. 프랑스에서 혼자 여행을 온 40대 여성을 손님으로 맞이한 김서영(35·입암동)씨는 “올림픽 경기도 함께 관람하고 전통시장도 함께 구경했다. 즐겁고 특별한 추억”이라고 말했다.
노대식 강릉시청 올림픽행사과 주무관은 “가정체험 프로그램이 서로 다른 문화와 언어라는 장벽을 넘어 화합과 소통의 장이 되고 있다. 평화와 친선이라는 올림픽 정신을 제대로 구현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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