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김해지역 극단 번작이의 조증윤 대표가 1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얼굴을 가린 채 창원지법에 들어가고 있다. 창원/연합뉴스
경남경찰청 여성청소년과는 1일 청소년단원 2명을 여러 차례 성폭행한 혐의(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위계에 의한 간음)로 경남 김해지역 극단 번작이의 조증윤(50) 대표를 구속했다. 미투(#me too) 운동을 통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는 연극계 성폭력 사건과 관련해 가해자가 구속된 것은 처음이다.
조씨는 2007~2012년 당시 16살, 18살이던 청소년단원 2명을 극단 사무실, 차 안 등에서 여러 차례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경남경찰청 여성청소년과는 “조씨는 피해자 2명과 성관계를 맺은 것은 인정하면서도, ‘서로 호감을 갖고 관계를 맺은 것이지 결코 강제로 한 것은 아니다’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피해자들이 ‘극단 번작이의 남성 단원 2명도 성폭행 사건의 가해자 또는 방관자’라고 주장하고 있어, 이 부분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조씨가 성폭행 당시 사진과 동영상을 찍었다는 피해자 진술에 따라, 극단 번작이 사무실과 조씨 집·승용차 등에서 압수한 휴대전화와 컴퓨터 등의 내용물을 분석하고 있다.
조씨에게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 2명은 학교 연극반 동아리 활동을 하며, 방과후수업 외부강사인 조씨에게 연극을 배우기 위해 극단 번작이에 갔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김해시교육청 협조를 받아 연극반 동아리를 운영하는 김해지역 모든 학교의 연극반원들을 대상으로 성폭행 피해 여부를 조사하기로 했다.
한편, 경남 한 대학의 무용학과 교수가 여학생을 성추행했다는 제보를 내사하고 있는 경남 창원중부경찰서는 “피해자 신원을 확인했다. 가능한 빠른 시일에 피해자 진술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대학도 “학내 성폭력·성비위 전담 부서인 학생상담센터가 2일 피해자를 조사한 뒤, 사실 여부를 따져 가해자로 지목된 교수도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창원/최상원 기자
csw@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