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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 거장’ 함섭 성희롱 의혹…함 작가 “그런 적 없다”

등록 2018-03-02 12:46수정 2018-03-02 22:15

신은혜 작가 “함 작가가 ‘성적인 관계, 너도 할래?’라고 말해”
함 작가 “얼굴도 기억 안 나…처음 만난 사람에게 그런 짓 했겠냐”
신은혜(45) 작가가 2일 오전 강원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011년 봄 함섭 작가의 집에서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은혜(45) 작가가 2일 오전 강원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011년 봄 함섭 작가의 집에서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한민국 한지화의 거장으로 꼽히는 함섭(76) 작가가 성희롱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신은혜(45) 작가는 2일 오전 강원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011년 봄 함 작가의 집에서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음악을 그리는 작가'로 이름이 알려진 신 작가는 뉴욕의 아고라 갤러리 전속작가로 위촉돼 활동하고 있다. 평창올림픽 기간에는 올림픽플라자 인근에 피아노 두대를 거꾸로 붙인 ‘잇다’라는 작품을 전시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신 작가는 당시 개인전 2번을 끝내고 해외 진출이라는 꿈을 이루고 싶은 생각에 지인의 소개로 함 작가를 찾아가 해외 전시 방법을 물었다. 하지만 함 작가는 “아내는 주말에 가끔 와서 있다 가고 평소에 혼자 지낸다. 서울에서도 손님이 많이 오는데 그중에 유명인도 있다. 가끔 나하고 성적인 관계도 하는데 너도 할래?”라고 말하며 신 작가의 대답도 듣기 전에 웃옷을 벗었다는 것이 신 작가의 주장이다. 신 작가는 당시 함섭 작가가 안에 흰색 반소매 속옷을 입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신은혜 작가는 “어떻게 위기를 모면할까 생각하던 찰나 마침 함섭 작가에게 누군가의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를 받은 함 작가가 웃옷을 다시 입더니 ‘다음에 다시 보자’고 해서 무사히 작업실을 나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신 작가는 “미투 운동에 앞서 많은 고민을 했다. 그러나 지난 악습을 해체하고 새롭게 하는 일 또한 내 작업의 신조와 연결이 된다고 생각해 미투 운동에 동참하기로 했다. 자신의 수치심을 담보로 하는데 어찌 거짓으로 할 수 있겠나”고 울먹였다.

신은혜 작가는 또 함섭 작가의 사과를 요구했다. 신 작가는 “원로 작가라고 해서 이제 떠오르고 있는 후배 작가에게 권위적으로 대하고 함부로 해도 된다는 인식이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함섭 작가는 “내가 그런 일을 했다면 기억을 하는데, 신 작가 얼굴도 기억이 안 난다. 2011년이면 나이가 70살이고 처음 만난 사람한테 그런 짓을 했겠느냐. 그런 적이 없다”고 신 작가의 주장을 부인했다.

한편, 함섭 작가는 전통 닥종이를 이용해 한지화를 개척해 가는 작가로 ‘한지 작업 1세대’로 평가받고 있다. 서울에서 활동하던 그는 2010년 고향인 춘천에 내려와 활동하고 있다.

글·사진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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