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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화가·시인, 그 봄날 바다를 기억하다

등록 2018-04-04 14:24수정 2018-04-13 14:00

미룸갤러리 홍성담 화백 들숨날숨 연작전
세월호 4주기…‘권력으로 인한 인재’ 경계
“기억 되새겨 또 다른 비극 당하지 않게…”
미룸갤러리는 대전작가회의 김희정 시인이 원도심 가정집을 수리해 만든 문화공간
대전 미룸갤러리는 세월호 4주기를 맞아 5일부터 홍성담 화백의 들숨날숨 연작전을 연다. 들숨날숨 연작 18점은 ‘친구와마지막셀카’(사진) 등 세월호에서 숨진 아이들의 마지막 모습이 담겨 있다. 미룸갤러리 제공
대전 미룸갤러리는 세월호 4주기를 맞아 5일부터 홍성담 화백의 들숨날숨 연작전을 연다. 들숨날숨 연작 18점은 ‘친구와마지막셀카’(사진) 등 세월호에서 숨진 아이들의 마지막 모습이 담겨 있다. 미룸갤러리 제공
세월호는 2014년 4월16일 전남 진도 맹골도와 거차도 사이 바다로 가라앉았다. 무능한 정부와 생때같던 아이들이 눈앞에서 사라지는 비극을 지켜본 국민은 고통과 아픔을 촛불에 담아 진실을 밝히려고 거리로 나섰다. 그날의 분노를 담은 그림들이 대전 나들이를 한다.

대전 미룸갤러리(cafe.daum.net/mirum)는 5일부터 5월4일까지 ‘2014. 4.16. 참사 들숨날숨’전을 연다고 4일 밝혔다. 홍성담 화백이 그린 100호 안팎의 작품 18점이 선보인다. ‘슬픔으로 그린 생명들’이라는 부제가 붙었다. 미룸갤러리는 가정집을 수리해 문 연 문화공간이다. 전시공간이 넉넉지 않아 15일 동안 9점씩 번갈아 전시한다. 전반 전시작은 ‘4월16일오전10시20분’, ‘김관홍잠수사’, ‘꿈’, ‘끈’, ‘나는매일아침에유병언을만난다’, ‘내 몸은 바다 1~4’ 등이다. 후반 전시작은 ‘눈물’, ‘마지막문자메시지’, ‘마지막숨소리’, ‘불안은잠수함속에서눈을뜬다’, ‘비정상의혼 1~2’, ‘욕조-어머니,고향의푸른바다가보여요2’, ‘친구와마지막셀카’, ‘홍수’ 등이다.

이 전시회는 세월호 참사 4주기를 맞아 우리들의 아팠던 기억을 되새겨 다시는 권력으로 인한 인재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려는 취지로 기획됐다. 전반의 ‘꿈’, 후반의 ‘친구와마지막셀카’ 작품을 보면 아이들의 마음이 어디 있는지 느낄 수 있다고 갤러리는 설명한다.

홍 화백은 작가 노트를 통해 ‘배가 천천히 기울어져 바닷속으로 들어가는 순간 아이들이 강화유리 창문 안에서 울부짖고 있다. 나는 이 그림을 그리는 순간이 가장 슬펐다. 오른쪽 창문을 무심하게 응시하면서 하얀 눈물을 흘리고 있는 저 아이를 그리는 순간에는 화실바닥에 주저앉아 대성통곡을 했다. 가졌던 희망과 꿈과 사랑했던 모든 것들과 조용히 이별하는 저 순결한 눈. 해경 구조선은 선장과 선원들만 구조했을 뿐 아이들은 바닷속에 잠겨서 죽음의 길로 들었다’고 기록했다.

당시 그는 유가족과 만나 “고통을 피하려 한다면 우리는 아이들과 소통할 수 없을 것이다. 용기를 갖고 직면하면 국민도 아이들의 고통의 순간을 대면할 것이며, 모든 생명은 평등하게 접대받아야 한다는 민주주의의 보편적인 진리를 깨닫게 돼 제2의 세월호 학살을 막을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룸갤러리 관장인 김희정 시인은 “홍 화백은 숙명처럼 생명이 봄날 어떻게 꺼져 갔는지 보여주려고 붓을 들었다. 그가 보지 못한 생명을 그리는 일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아팠을지 그림을 보면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4년전 우리는 만나지 않아야 할 현실을 만났다. 배 안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생명들이 어떤 현실에 처해 있는지 우리는 상상할 수밖에 없었다. 두렵고 무서운 일이지만 누군가는 그 일을 해야 한다. 진실을 알려야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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