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정, 박영순(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대전시장 후보 경선 결선 후보들이 15일 대전 은행동 으능정이거리에서 열린 세월호 4주기 추모식에 참석해 희생자 영정을 들고 추모하고 있다. 대전시장 후보 경선 결선 투표 결과는 17일 밤 발표된다. 허태정·박영순 선거사무소 제공
더불어민주당 대전시장 후보는 16~17일 허태정·박영순 두 후보 간의 결선 투표로 가려지게 됐다. 경선에서 탈락한 이상민 의원 지지표의 향방에 관심이 집중된다. 시민들은 어느 정당이든 시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시장 적임자를 공천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민주당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3일 대전광역시장 경선 결과를 발표했다. 1위는 허태정 후보로 득표율은 42.50%였다. 박영순 후보는 30.63%를 얻어 2위로 결선에 진출했다. 이상민 의원은 26.87%로 탈락했다. 충남도지사 후보는 양승조 의원이 53.24%를 얻어 확정됐다.
16일 대전시장 결선 투표가 시작된 가운데 허태정 후보는 “행정력·정치력 모두 검증받은 준비된 대전시장이다. 본선 경쟁력을 갖춘 후보를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박영순 후보는 이상민 의원 지지 약속을 앞세워 막판 뒤집기에 나섰다. 박 후보 캠프는 15일 ‘이상민, 박영순 지지 천명’ 보도자료를 내어 “이 의원의 핵심 관계자가 ‘약속에 따라 박 후보를 적극 지지해 압승을 돕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 쪽 관계자는 “경선 전날(10일) 두 분이 만나서 탈락한 쪽에서 결선에 오른 쪽을 지지하기로 구두 약속한 거로 안다. 의원님은 탈락 충격으로 일체 연락을 끊고 계신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지역 정가에서는 박 후보와 이 의원이 야합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광역의원을 지낸 한 정치인은 “경선 결과가 나오고 후보들이 정치적인 목표 등을 따져 다른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결선투표제의 긍정적인 모습이다. 그러나 경선도 치르기 전에 탈락하는 쪽에서 결선 진출자를 몰아주기로 약속한 것은 야합”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소속 전 시의원도 “김경수 의원 댓글 사건,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문제 등 악재가 잇따라 당 지지율이 하락하고 보수층 결집이 가속화할 것이 뻔한데 정략적으로 시장 후보를 뽑는다면 민주당이 국민 지지를 받을 수 있겠느냐”고 우려했다.
시민은 어느 당이든 정략과 야합을 배제하고 ‘적임자’를 대전시장 후보로 내세우는 것이 시민 주권자에 대한 예의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서아무개(54·대전 월평동)씨는 “국민의 지지를 받느냐, 심판을 받느냐 하는 기준은 여론에 얼마나 충실한 정치를 하느냐에 달렸다. 민주당이 여론을 왜곡해 선거를 치른다면 세월호를 방치해 아이들을 구하지 못한 박근혜 정권과 다를 바 없다는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