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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마주보겠니” 엄마는 4년째 주저앉아 아이를 봅니다

등록 2018-04-16 17:27수정 2018-04-16 23:06

세월호 4주기 정부 합동영결·추도식
한명 한명 부르며 ‘마지막 헌화’
“함께 있다 생각할게, 사랑해”
유족 글에 7천여 추모객들 먹먹
문 대통령 “안전한 대한민국 만들겠다”
4·16 세월호 참사 4주기인 16일 경기도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4·16 세월호 참사 희생자 정부 합동영결·추도식’에서 이낙연 국무총리가 조사 낭독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4·16 세월호 참사 4주기인 16일 경기도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4·16 세월호 참사 희생자 정부 합동영결·추도식’에서 이낙연 국무총리가 조사 낭독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사랑하는 아들딸들아, 지켜주지 못해 정말 미안하구나… 구름이 되고 바람이 돼 너희가 꿈꾸었던 곳에 가거라. 귓가에 바람이 스칠 때 그때 너희가 함께하고 있다고 생각할게. 사랑한다.”(4·16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전명선)

“아이들이 바람으로 찾아와 그리운 엄마, 아빠의 손을 잡아줄 것입니다. 봄바람이 불거든 눈물 대신 환한 웃음을 보여주시기 바랍니다.”(대통령 문재인)

‘아이들이 별이 되어 대한민국을 바꾼’ 세월호 참사 희생자 304명에 대한 정부의 첫 영결·추도식이 16일 오후 3시 경기도 안산시 화랑유원지 정부합동분향소에서 엄수됐다. “세월호를 기억하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국민 메시지와 각계의 조사가 이어지자 유족들은 물론 추모객 7천여명도 애써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억눌렀던 슬픔은 종교의식 뒤 추도와 다짐의 시간을 거쳐 절정으로 치달았다. 단원고 희생자 남지현양의 언니 서현씨는 추도 편지에서 “시간이 흐르면 나아진다는데 다 거짓말 같아. 4년 동안 언니의 온 세상은 너였어. 너와 함께한 17년을 그렇게 살았다면 덜 미안했을까. 너무 보고 싶다”며 울먹여 참석자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이날 영결·추도식에서는 사회자가 희생자 이름을 한명 한명 부르며 꽃을 바치고 향을 태웠다. 유족들은 환하게 웃는 고인들의 영정 앞에서 마지막 모습을 가슴에 새겼다.

‘세월호 참사’ 4주기인 16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초지동 세월호 참사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에서 희생자 영정과 위패가 오후에 있을 ‘4·16 세월호 참사 희생자 정부 합동영결·추도식’을 앞두고 분향소 앞으로 이운되고 있다. 안산/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세월호 참사’ 4주기인 16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초지동 세월호 참사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에서 희생자 영정과 위패가 오후에 있을 ‘4·16 세월호 참사 희생자 정부 합동영결·추도식’을 앞두고 분향소 앞으로 이운되고 있다. 안산/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앞서 이날 오전에는 세월호 희생자들의 넋을 달래기 위한 진혼식이 열렸다. 4년 동안 분향소에서 머물렀던 아이들의 영정과 위패가 영결식장으로 옮겨지자 유족들이 오열했다. 단정한 교복을 입은 아들의 영정 앞에 선 한 어머니는 “지켜주지 못한 너를 어떻게 마주 볼 수 있겠느냐”며 주저앉아 통곡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수학여행을 갔다가 세월호 참사로 262명을 하늘로 보낸 안산 단원고에서도 별이 된 선배·교사를 위한 추모식이 치러졌다. 울음바다가 된 강당에는 ‘못다 이룬 꿈과 희망의 꽃을 우리가 피우겠다’는 등 재학생들의 추모글이 쓰인 노란 종이비행기가 넘실거렸다. 인천 가족공원에서는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43명 중 2014년 영결식을 치르지 못한 11명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세월호 희생자들을 진정으로 추모하는 길은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다. 오늘을 국민 안전의 날로 정한 것은 온 국민이 세월호 아이들에게 ‘미안하다’, ‘잊지 않겠다’고 한 약속, 반드시 대한민국을 안전한 나라로 만들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일부 유족과 시민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행사에 참석하지 않고 이낙연 국무총리가 대신 참석한 데 대해 섭섭해하기도 했다. 한 유족은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 노력이 도화선이 된 촛불혁명으로 집권한 대통령이 아이들의 마지막 길을 외면하는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안산/이정하 김기성 기자, 성연철 기자 jungha9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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