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림 더불어민주당 제주지사 예비후보. 한겨레 자료사진
제주지역에 수년 전부터 부동산값 폭등과 부동산 개발 등의 문제가 나타나는 가운데,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제주지사 예비후보가 6년 전 부동산개발업체의 고위 임원을 지낸 것으로 밝혀졌다.
문 후보 쪽은 “6개월 정도 밖에 근무하지 않았다”고 하면서도, 서귀포시 대정읍 송악산 인근 부동산 투기 의혹 논란에 이어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반면 자유한국당 등 야권 후보들은 일제히 문 후보의 역할과 보수 등을 밝히도록 요구하는 등 파상 공세에 나섰다.
김방훈 자유한국당 제주지사 예비후보 쪽은 9일 “문 후보가 2012년 국회의원 출마를 위해 도의원직을 사퇴했으며, 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하자 탈당해 출마하고 낙선했다. 그 이후인 2013년께 부동산개발회사의 부회장 직책으로 급여를 받고 활동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문 후보의 당시 명함을 공개했다. 명함에는 ‘ㅊ개발㈜/㈜ㅍ건설 부회장 문대림’으로 돼 있다. ㅊ개발은 부동산 개발 및 분양업, ㅍ건설은 부동산개발업과 개발대행업 등을 하는 것으로 나와 있다.
김 후보 쪽은 “문 후보가 어떤 이유와 경위로 이 회사에 취직했고, 어떤 역할을 맡았는지, 개발이권에 개입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성철 바른미래당 제주지사 예비후보도 이날 논평을 내고 “부동산 개발 및 거래와 관련한 거간 역할을 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무슨 일을 했는지 도민에게 밝히라”고 요구했다.
원희룡 무소속 예비후보 쪽도 “도의장을 지내고 우근민 전 지사와 각별한 사이로 소문난 문 후보가 부동산개발회사에서 고위직으로 영입돼 활동했다는 것은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부동산개발회사가 추진하는 사업에 대해 관청의 인허가 업무를 순조롭게 받기 위한 로비 역할을 하지 않았는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문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2013년 지인이 쇼핑아웃렛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도와달라는 요구가 있어 공식 취업했는데 제 역할이 없는 것 같아 6개월 뒤 그만뒀다. 보수는 상식적인 수준이었다”고 해명했다. 문 후보는 또 “인허가 과정에서 제가 개입한 게 전혀 없다. 직업선택의 자유라고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부동산 관련한 부분에 대해 도민 눈높이에 맞지 않았던 부분이 있다면 그런 부분을 조심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문 후보는 경선과정에서 송악산 인근 임야 매매로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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