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사장 부인 박아무개씨 한국당 시의원 공천
노조 “공정보도 의심받는다. 참담한 심정”
사장 “어떤 정당과 후보도 사정없이 보도”
노조 “공정보도 의심받는다. 참담한 심정”
사장 “어떤 정당과 후보도 사정없이 보도”
부산일보 사장 부인이 자유한국당 시의원 후보 공천을 받은 일로 시끌시끌하다.
9일 지역 언론계의 말을 종합하면, 부산일보 사장 부인 박아무개(57)씨가 6·13 지방선거 자유한국당 부산시의원 후보로 확정됐다. 박씨는 2012년 4·11 재보궐선거 부산시의원 해운대구 2선거구와 2015년 10·28 재보궐선거 사상구의원 다선거구에 각각 새누리당 후보 공천을 신청했으나 여론조사 경선에서 떨어졌다. 당시 박씨가 공천을 신청할 때마다 남편이 언론인이어서 입길에 올랐지만 본선 진출이 좌절되면서 수그러들었다.
박씨가 3수 만에 한국당 공천장을 거머쥐면서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남편이 평범한 언론인이 아니라 현직 언론사 사장이라는 점 때문에 논란이 커지자 부산일보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부산일보 노조는 성명을 내어 “지역정가와 언론계에서 ‘심판 부인이 경기장에 직접 뛰어든 꼴’이라고 희화화한다. 사장 가족에겐 가문의 영광일지 모르지만 우리의 심정은 참담하다”고 밝혔다. 노조는 “배우자 출마로 본보의 선거보도는 우리 의지와 상관없이 오해받게 됐다. 한국당을 제외한 다른 정당들은 불리한 보도가 나오면 ‘제 식구 감싼다’며 비난할 것이고 한국당은 되레 역차별을 받는다고 볼멘소리를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은 최근 “지역신문은 정당과 후보자의 공약과 정책을 유권자들에게 정확히 알리고 문제가 있을 때는 성역없이 비판하고 감시해야 한다. 언론사 사장 배우자의 출마는 그 자체로 공정성 시비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 배우자를 말리든지 본인이 사장 자리를 내놓든지 선택하라”고 촉구했다.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 등은 10일 오후 1시 부산일보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다.
부산일보 사장은 사내게시판에 글을 올려 진화에 나섰다. 그는 “설득과 만류도 하고 극단적인 엄포도 놔 봤지만 소용없었다. 교육자로서 제도 개선을 통해 교육과 저출산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 싶다는 그녀의 삶과 꿈을 차마 좌절시킬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우리는 그 어떤 언론사보다 공정보도 시스템이 잘 작동하고 있다. 어떤 정당도, 후보도 잘못이 있다면 사정없이 보도하시면 된다. 현실화 되지 않은 걱정과 우려만으로 대외 투쟁이나 정치 쟁점화하는 것은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사장의 글에 반박하는 글을 다시 올렸다. 노조는 “사장 배우자의 선거 출마는 창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아내 한 사람의 꿈을 위해 구성원 전체의 공정보도 의지가 희생되고 의심받아야 하나. 사장은 사원을 설득하지 말고 배우자에게 사퇴를 설득하라”고 촉구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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