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가 남경필 자유한국당 후보의 ‘경기도 채무 제로(0) 선언’에 대해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맹공에 나섰다. 남 후보에게 ‘형수 욕설 논란’으로 공격을 받던 이 후보가 도정을 놓고 역공을 펴는 모습이다. 특히 이 후보는 남 후보의 채무 제로 선언이 공직선거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나서, 앞으로 공방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이 후보는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 후보의 채무 제로 세 가지 거짓말…공직선거법 위반 경고’라는 글을 올렸다. 이 후보는 남 후보가 그동안 제시한 ‘채무 제로 공언 사례’를 차례로 밝히면서 “경기도 결산서에는 경기도의 지방채 채무는 2017년 말 2조9910억원이다. 2018년 말 채무는 2조6442억원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남 후보는 지방채는 숨기고, (채무가 아닌) 미지급금과 (타인과의 거래가 아니어서 채무가 아닌) 기금 차입금을 채무라고 속인 후 이를 전부 갚았다고 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후보는 △3조원에 가까운 지방채 채무가 남아있는 점 △본인이 다 갚았다는 ‘가짜채무’(미지급금과 기금 차입금)조차 임기 말 기준 5063억원이 남아있는 점 등을 지적하며 “남 후보의 채무 제로 주장은 거짓”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남 후보가 ‘도민의 곳간’을 놓고 말장난을 이어갈 경우, 당선을 목적으로 한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하는 만큼 공직선거법 위반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주장에 남 후보 쪽 김우식 대변인은 논평을 내어 “행안부 지방재정통합공개시스템에는 2017년도 회계연도 결산서가 게재돼 있지 않다. 가장 최근 자료는 지난해 11월 6일 등록된 ‘2016년 말 기준 지방자치단체 채무 현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중앙과 지방정부 모두 해당연도 채무 현황은 이듬해 6월 결산을 하고 있다. 지난해 말 결산 기준 총채무가 2조9910억원이라는 수치는 사실이 아니다”고 맞받았다. 그는 또 “잘못된 팩트로 상대 후보를 공격했으면 사과부터 하는 게 맞지 않느냐. 더구나 선거 과정에서 잘못된 사실을 근거로 한 주장은 허위사실 유포”라고 비판했다.
앞서 남 후보는 지난해 7월11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통해 “(자신이 경기지사로 취임한)민선 6기 출범 당시 3조2686억원의 채무가 있었지만, 국비 확보와 세원 발굴 등을 통해 2018년 말까지 채무 상환을 완료한다”며 채무 제로를 선언했다. 남 후보는 또 지난 9일 출마 선언에서도 “지난해 연말까지 2조6천억원을 갚았고, 다음 달까지 채무를 모두 상환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경기도는 이런 논란에 참고자료를 내 “민선 6기 채무 제로 의미는 민선 6기에 도래하는 채무를 모두 갚았다는 의미”라고 해명했다. 도는 “민선 6기 출범 당시 있었던 부채 3조2686억원 중 임기 내 상환 기간이 만료된 채무 2조7623억은 이미 갚았고, 나머지 5063억원은 민선 6기에 상환 기간이 도래하지 않았다”며 “이는 새로 출범하는 민선7기 이후 재정 여건에 따라 갚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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