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 경북도지사 후보가 23일 낮 경북도농업인회관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대구 경북 빼고는 (한국당이 이기기) 어렵다니, 경상북도선 승리하겠다.”
이철우 경북도지사 후보는 ‘보수의 버팀목’이라는 자신감을 내보였다. 23일 낮 경북농업인회관에서 농민들과 간담회를 마치고 나오는 이 후보를 만났다. 이 후보는 본선보다 치열했던 당내 경선에서 김광림 국회의원(안동·3선), 박명재 국회의원(포항남구울릉·재선), 남유진 전 구미시장(3선)을 꺾고 지난달 9일 공천장을 거머쥐었다.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보수적인 지역으로 분류되는 경북 도지사 후보지만, 이 후보는 뜻밖에 “남북관계가 풀리기를 기대한다”고 여러번 강조했다. 이 후보는 “남북관계가 좋아지면 동해안 시대가 온다. 러시아, 중국, 북한, 한국을 잇는 철도와 도로가 연결되면 영일만이 거점이 된다. 전국 문화재의 20%가 경북에 있다. 물류 등 교통 거점뿐 아니라 경북의 문화관광 자원을 활용해 관광객도 끌어들이고 많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에서 이 후보는 4차 산업혁명 기반 융합산업 생태계 구축, 부자 농어촌 만들기, 동해안 개발 등 경제 공약을 주로 내놓았지만, 이 중 가장 주목받는 것은 동해안 개발이다. 다만 “새마을사업 대북 지원 등으로 새로운 기회를 만들 준비를 미리 해야 한다”고 말하는 등 구체적 교류협력 방안은 다른 후보들과 좀 달랐다.
경북 지방선거의 현안인 ‘대구 통합공항 이전’ 문제에 대해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의견이 다르지 않았다. 이 후보도 “대구는 지금 민간 공항을 확장할 자리도 없다. 경북으로 민간과 군 공항을 함께 옮겨 활주로도 늘리고 공항을 확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후보는 다른 당에서 나오는 ‘한국당 심판론’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수십년 동안 대구와 경북에서 표를 얻은 한국당이 지역에 한 일이 별로 없으니 심판받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일부에서 한국당 독점을 비판하며 경쟁 체제로 가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것은 도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도민들이 그동안 한국당을 선택한 것은 한국당이 지역에서 열심히 하고 잘했기 때문이다. 그런 말을 하기보다는 먼저 도민에게 선택받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 후보는 1978년부터 중학교 수학교사로 일을 시작했다. 이후 국가정보원에서 근무하다가 2005년 경북도 정무부지사로 임명됐다. 2008년 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되며 정치에 입문했다. 그는 김천을 지역구로 19·20대 총선에서도 당시 새누리당 공천을 받아 3선 의원이 됐다. 그는 “40년 동안 공직 생활을 하며 절반은 중앙에, 절반은 지역에 있었기 때문에 중앙과 지방을 두루 잘 알고 있다. 도지사로 당선되면 ‘이런 도지사가 있었나’ 하고 감탄할 정도로 한번 일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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