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후보에게 묻는다] 광주광역시장 이용섭·전덕영·나경채·윤민호 후보
광주시장 후보 4명, 정책방향차 뚜렷
민주·바른미래 일자리 창출에 방점
정의·민중 소득 재분배·사회적 약자 정책
광주시장 후보 4명, 정책방향차 뚜렷
민주·바른미래 일자리 창출에 방점
정의·민중 소득 재분배·사회적 약자 정책
광주광역시장 선거에 나선 후보 4명은 경제와 노동 등 주요 정책 방향에서 시각차가 확연했다.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후보들은 일자리 창출에 방점을 찍는 반면, 정의당과 민중당 등 후보들은 소득의 재분배,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책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 “경제 자유구역” 이용섭 민주당 후보 “민물로 돌아온 연어처럼 바다에서 얻은 지혜를 풀어 고향에 빚을 갚고 싶다.” 지난 25일 아침 선거사무실에서 만난 이용섭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인터뷰를 시작하며 안도현 시인의 <연어>라는 시를 인용했다. 그가 “광주에 빚을 갚는” 방식은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일자리 창출 정책의 주된 근간으로, 그는 ‘광주다움’을 제시했다. 그는 “앞서가는 다른 도시를 따라가는 추격자 전략으론 안 된다. 광주의 고유함과 독특함을 발견해서 그것을 산업화해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빛그린산단-도시첨단산단-광주역-광주공항을 잇는 16㎢(484만평)에 ‘규제프리 경제자유구역’을 조성하는 것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는 “미래산업 및 국제관광도시에 특화된 경제자유구역을 조성해 12조원 규모의 일자리 뉴딜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광주공항 터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스마트 에너지시티를 건설할 방침이다. 광주공항 이전 공약과 관련해 “선거 이후 전남지사 당선인과 곧바로 협의해 군·민간 공항 모두를 조기에 옮기는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장현 시장이 추진해온 ‘광주형 일자리’ 정책에 대해선 “취지와 내용이 좋아 이름도 그대로 쓰겠지만, 그동안 성과가 나오지 않았던 것은 문제다. 머지않은 장래에 자동차 완성차 생산 공장에 대한 투자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다운 도시경관 조성 방안으로 그는 518m 상징탑 건설을 제시했다. “세계 큰 도시를 가면 다 도시 상징물이 있어요. 우리는 무등산이 있기 때문에 상징탑이 필요 없다고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못 올라가잖아요? 상징탑은 5천억원 정도면 될 거예요. 장소는 시민들이 숙의민주주의 방식으로 결정하도록 할겁니다.”
이 후보는 ‘주요 현안 집중점검 투어’와 ‘광주 행복 1번가 플랫폼’ 등 두 축을 중심으로 선거전을 펼치고 있다. 그는 “사람들 모이는 곳에 가 축하인사나 하는 ‘축사시장’이 돼서는 안 된다”며 “12대 정책공약을 집중점검하기 위해 한 곳 한 곳 모두 현장을 점검했다”고 말했다. 시민 불편사항을 듣기 위해 구축한 ‘광주행복 1번가’라는 온라인 플랫폼엔 400여 건이 접수됐다. 그는 “구청·노동청 등 관련기관과 공동으로 ‘시민불편해소위원회’(가칭)를 꾸려 100일 안에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 “4차산업 기지” 전덕영 바른미래당 후보 카이스트 박사 출신으로 현 전남대 교수(연구년 휴식)인 전덕영 바른미래당 후보가 꺼내든 공약은 “4차 산업혁명에 맞춘 광주 지역의 산업 육성”이다. 그는 지난해 대통령 선거 때 안철수 당시 후보를 지지하는 교수들 모임의 광주·전남지역 대표를 맡아 4차 산업과 관련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내놓기도 했다.
전 후보는 4차 산업을 지역의 선도산업으로 키워야 한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광주공항을 이전해 스마트시티를 조성하고,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융복합 클러스터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현재 광주시가 추진중인 빛그린산단의 친환경자동차 부품클러스터 구축을 완료하는 것이 일차적 과제다. 하지만 그는 “4차 산업의 변화를 읽어가면서 기존의 자동차 부품업체들을 자율주행자동차의 부품을 제공하는 업체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무등산, 광주천, 영산강을 잇는 생태벨트를 구축하는 방안도 세웠다. 전 후보는 “무등산에 있는 방공포대를 이전하는 문제를 끝내고 황룡강 생태복원 사업을 마무리한 뒤, 세 축을 잇는 벨트를 광주의 대표적 생태 먹거리 공간으로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 “분수형 경제정책” 나경채 정의당 후보 나경채 정의당 후보의 제1공약은 ‘광주형 청년사회상속제’ 시범도입이다. 만 19살이 되는 광주 청년들에게 한 차례 현금 500만원을 지급하는 것이다. 사회로 첫출발하는 청년들이 이 돈을 기초자산으로 삼아 희망을 만들어 가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만 19살이 되는 광주의 청년 2만여 명(2016년 기준)에게 500만원씩을 지급하면 1154억원이 든다. 그는 “법적 근거를 확보해 내년 상반기부터 예산을 투입해 실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성평등 화장실 도입을 주요 3대 공약의 하나로 제시한 점도 눈길을 모은다. 현재 남녀간의 차이가 있는데도 남녀 화장실 면적이 동일하다는 것은 불평등하다는 시각에서 나온 정책이다. 그는 “여성의 신체적 특성에 맞게 여성 화장실 면적을 더 키우고 세면대를 설치해 생리컵을 세척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조례를 제정해 시 발주 건축물과 공원에 성평등 화장실 도입을 의무화하고 민간영역엔 권고하겠다”고 말했다.
나 후보는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서민들, 청년들과 노인들의 삶에 예산을 직접 투자하는 ‘분수형 경제정책’을 주장한다. “경제 통계상 수치의 성장이 곧바로 서민들의 삶의 질이 좋아지는 것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경제자유구역을 조성해 면세·감세 혜택을 주는 방식으론 외국계 자본과 기업을 유치하기는 힘들다”고 분석했다.
■ “농민수당 지급” 윤민호 민중당 후보 윤민호 후보는 광주시의 경제·복지 정책을 노동친화적으로 전환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했다. 그 첫번째가 노동부시장제 도입이다. 뿐만 아니라 광주시 실·국·과에 노동 관련 전담부서를 설치하겠다고 공약했다. 현재 노조 가입률이 평균 10%에 그치고 있는 여건을 개선해 50%까지 확대하기 위한 것이다.
윤 후보는 경제특구를 통한 기업유치보다 현재 일하는 노동자들의 삶의 수준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이 때문에 그는 “이용섭 후보가 주장하는 경제특구는 철 지난 신자유주의의 대표적인 친기업 반노동 정책의 또다른 포장일 뿐”이라고 비판한다. “허구적인 일자리 창출이 아니라 노조 조직률을 높여 있는 일자리를 좋게 만드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 그의 경제철학이다.
농민과 청소년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공약도 내놓았다. 농민들에겐 기본소득 개념의 농민수당 지급(1년 240만원)을 약속했다. “시 농민 예산을 0.91%에서 2%까지 인상”하면 가능한 일이라는 것이다. 또 청년들을 위해 청년월세 10만원 상한제를 제안했다. 윤 후보는 “청년주거비지원조례를 제정해 월 임대료의 일정액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청년들의 월세를 10만원 수준으로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어린이 주치의 제도를 도입하고 어린이 병원비 무상의료 실현 방안도 내놓았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이용섭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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