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김종식 민주당, 박홍률 민주평화당, 박명기 정의당, 김성남 한반도미래연합 목포시장 후보.
전남 목포가 호남의 승리를 낙관하는 더불어민주당을 긴장시키고 있다. 민주당은 4년 전 ‘목포의 패배’를 만회하기 위해 전력을 가다듬고 있다. 지난 6대 지방선거에서 지지율 4.3%, 투표수 4412표 차이로 아쉬운 패배를 맛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판세를 뒤집으려면 지역구가 목포인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라는 관문을 통과해야만 한다.
목포시장 선거의 양상은 4년 전과 비슷하다. 광주시 경제부시장을 지낸 김종식(69) 민주당 후보와 현직 시장인 박홍률(66) 평화당 후보가 양강 구도를 형성했다. 여기에 박명기(48) 정의당 후보와 김성남(44) 한반도미래연합 후보가 가세해 공공복지와 발전전략을 제시하는 중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박홍률 평화당 후보가 앞서가는 추세를 보인다. 목포MBC는 지난달 30일 후보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박홍률 평화당 후보가 47.3%, 김종식 민주당 후보가 37.5%를 기록해 9.8% 차이가 났다고 밝혔다. 박명기 정의당 후보는 3.9%, 김성남 미래연합 후보는 2.5%였다. 다만 정당지지도는 민주당이 61.3%, 평화당이 21.3%, 정의당이 8.7% 등을 기록했다. 전남중앙신문과 한길리서치, 한국타임즈와 모노리서치가 각각 벌인 여론조사도 두 후보의 지지도 차이는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민주당으로서는 정당지지율에 못 미치는 후보지지율을 어떻게 단시간에 끌어올리느냐가 고민거리다.
김종식 민주당 후보는 높은 당 지지율과 행정 전문가로서의 경력을 내세워 민심을 파고들고 있다. 그는 3선 군수를 지내고 다른 지역 시장에 도전하는 첫 사례여서 현실에선 보기 드문 시도가 성공할지 화제에 오르고 있다. 그는 여당 후보로서 서남권 경제통합과 해양레저관광도시 육성을 힘있게 실천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그는 “3선 완도군수와 광주 경제부시장의 경험을 토대로 경제 시장이 되겠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지금이 목포를 살리는 ‘골든 타임’”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추미애·정세균 등 거물급을 보내 지원하고, 선거 직전 북미회담의 성사에 따른 반사효과를 기대하는 등 막판 ‘바람’을 기다리고 있다.
박홍률 평화당 후보는 재선에 도전하는 현직 시장으로 골목마다 뿌리를 내린 당 조직의 든든한 지지를 받고 있다. 박지원 의원을 비롯해 광역·기초 의원들이 마을마다 구축한 연결망이 ‘바람’을 충분히 잠재울 수 있다고 자신한다. 그는 재선하면 1천만명을 목표로 체류형 해양관광도시를 조성하고, 청년에게 희망을 주는 신성장 기업도시를 육성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그는 “30년 숙원인 유달산~고하도 해상케이블카 완공을 통해 국제관광도시로 도약하고 일자리가 넘쳐나는 강소기업을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평화당도 목포는 당의 심장부나 다름이 없는 지역이고, 명운이 걸린 교두보라며 수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박명기 정의당 후보는 20년 숙원인 목포대 의대를 유치해 목포를 공공의료 중심도시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는 기득권이 독점하는 지방권력을 물갈이해야만 목포의 미래가 열린다고 보고 있다. 김성남 미래연합 후보는 부산~목포~상하이를 물류로 연결하는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이를 위해 목포~상하이 340㎞ 구간의 해저횡단 철도 구상을 내놓는 등 거대 제안으로 시선을 모았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