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 부산시교육감 선거는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김석준 후보의 재선 여부가 최대 관심거리다.
김 후보는 4년 전 보수 텃밭으로 손꼽히는 부산에서 보수 성향 후보자들을 물리치고 당선됐다. 교육감 선거가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다 보니 유권자들이 교육감 후보들이 누군지도 모르는 ‘깜깜이’ 선거 양상으로 흐르는 상황에서 부산시장 등 다섯 차례 출마한 김석준 후보가 유리한 점이 있었지만 보수 성향 후보들이 난립한 덕에 당선됐다는 평가도 나왔다.
실제 김 후보는 4년 전 6명의 보수 성향 후보들과 겨루었다. 34.6%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당시 현직 교육감이던 임혜경 후보를 12.5%포인트 차이로 이겼다. 선두를 달리던 김 후보를 잡기 위해 선거일 이틀 전까지 후보 단일화를 시도했던 임 후보 등 보수 성향 후보들이 극적으로 단일화에 성공했다면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웠다는 게 중론이다.
4년 만에 다시 치르는 선거는 다른 양상이다. 무엇보다 4년 전 실패의 경험을 반면교사 삼아서 보수 성향 후보들은 김 후보를 꺾기 위해 일찌감치 머리를 맞댔다. 해법은 보수 후보들의 단일화였다. 그런데 이변이 일어났다. 다시 교육감 탈환에 나선 임혜경 후보가 단일후보가 되지 않겠느냐는 예상을 깨고 김성진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이긴 것이다.
양자 대결이 유력하던 부산시교육감 선거는 함진홍 전 부산 신도고 교사와 박효석 전 아시아공동체학교 교장이 뛰어들면서 4파전이 됐다. 박효석 후보는 선거관리위원회가 대안학교인 아시아공동체학교 근무 경력의 교육 경력 인정 여부를 두고 유권해석을 늦게 하면서 후보 등록 마지막 날에 등록했다.
언론사들의 여론조사에선 김석준 후보가 현직 프리미엄 덕을 보는 것으로 나타난다. 김 후보는 서병수 부산시장과 새누리당 의원들이 장악한 부산시 의회를 설득해 영남권에서 처음으로 중학교 전면 무상급식을 도입한 것을 지난 임기의 성과라고 밝혔다. 또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가 조사한 전국 17개 교육청에 대한 청렴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것도 치적으로 꼽는다. 김 후보는 미래교육센터 설립, 공립유치원 신·증설, 중학교 입학생 교복 지원, 초·중·고 수학여행비 단계적 확대 등을 약속했다.
김성진 후보는 임혜경 전 교육감을 누르고 보수성향 단일후보로 나섰지만 처음 공직선거에 출마한 탓인지 좀처럼 지지도가 상승하지 못하고 있다. 그는 보수 단일후보임을 드러내기 위해 공약 1호를 ‘대한민국의 역사를 바로잡겠다’로 했다. 자유민주주의 우월성 교육을 강화하고 ‘독도 바르게 알기’운동을 전개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학교안전위원회 설치 등을 통한 즐겁고 안전한 학교와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 등을 내걸었다. 지난해 2월 부산역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태극기 집회에서 사회를 본 일도 있다.
함진홍 후보는 여성 후보의 특성을 살려 거창한 공약보다는 엄마와 아이들의 마음을 파고드는 공약을 내세웠다. 성장기 학생들의 수면을 보장하기 위해 오전 9시 등교를 부산 전역으로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내년 고등학교부터 학교 급식에 김밥과 샌드위치 등 아침을 무료로 제공하겠다고도 했다. 또 과도한 교무업무를 줄여주기 위해 학년당 보조교사 1명을 채용하고 2020년 초등학교부터 무상교복과 무상수학여행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박효석 후보는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는 1호 공약을 내걸었다. 말로만 하고 실천하지 않는 기성 정치인들과 다르다는 뜻이다. 금융피해자 파산지원연대 공동대표와 아시아공동체학교 교장을 맡으며 사회적 약자를 보듬었던 경험을 살려 경쟁이 아니라 협력을 통해 함께 성장하는 학교와 아이들이 건강하고 즐거운 교육공동체를 만들겠다고 약속하며 유권자들의 마음을 파고들고 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