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에 성공한 박원순 서울시장.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6·13 지방선거에서 3선에 성공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14일 서울시청으로 출근해 업무에 복귀했다. 지난달 14일 선거운동을 위해 예비후보로 등록하면서 직무가 정지된 지 한 달 만이다. 업무 복귀 첫날 그의 화두는 ‘재개발 구역 정비’와 ‘52시간 근무제 동참’이었다.
박 시장은 이날 서울시 간부회의를 열어, 선거 운동 기간인 지난 3일 발생한 용산 건물 붕괴 사고에 대한 후속 조처부터 주문했다. 그는 “얼마 전 있었던 용산 건물 붕괴 사고가 평일에 일어났다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며 “아직 재개발 여부가 정리되지 않은 100여곳을 조속한 시일 내에 재개발 추진 쪽이든, (구역 지정) 해제 쪽이든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서울시 권한(사항)이 아니더라도 제도를 탓하지 말고 안전에 관해서는 (시가) 직접 나서 조사하고 긴급 조처를 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서울시가 52시간 근무제에 동참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공무원은 주 52시간 근무를 적용받지 않지만, 서울시가 나서 일과 삶의 균형을 위해 52시간 근무제를 도입하자는 것이다. 박 시장은 “중앙정부와 협의가 필요하고 법령을 바꿔야 하는 부분도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은 우리 시대의 화두다. 7월1일부터 52시간 근무제를 시행할 수 있도록 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지방선거 과정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그는 “선거는 어떤 상황에서도 안심할 수 없는데, 북-미 정상회담이 잘 끝나는 바람에 큰 도움이 된 것 같다”며 “더불어민주당이 진출하지 못했던 강남구를 비롯해 송파구, 중구, 중랑구에서 (민주당 후보가) 압승하면서 ‘세상이 참 많이 변했구나’, ‘과거의 지역주의가 종언을 고했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에서 서울 시의원 재적 110석 가운데 102석을 민주당이 석권한 것에 대해서는 “너무 크게 이겨서 책임감이 무겁다. 작은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고 협치를 해서 야당 의원들을 잘 모시고, 시민들의 여러 목소리를 늘 경청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시장은 이날 시청으로 출근하기에 앞서 첫 일정으로 국립현충원을 참배했다.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위원장을 비롯해 같은 당 고용진, 기동민, 김영호, 남인순, 박경미, 박홍근, 전현희, 홍익표 의원 등 현역 국회의원들이 대거 동행해 이번 선거로 높아진 그의 위상을 실감케 했다.
임재우 김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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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